이틀 만에 총 4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첫 공식 일정으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로부터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이튿날에는 수소·반도체·친환경 분야 미국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한 투자신고식에서 19억 달러(2조500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美기업 6곳 19억달러 투자…첨단산업 유치로 한·미 동맹 강화
윤 대통령은 한국 경제사절단과 함께 미국 주요 기업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세일즈 외교 행보에 주력했다.
윤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투자신고식에서 6개 회사 CEO를 만나 19억 달러(2조5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수소 분야 에어 프로덕츠와 플러그 파워, 반도체 분야 온세미컨덕터와 그린트위드, 탄소중립 분야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와 이엠피벨스타 등은 앞으로 첨단산업과 관련된 생산시설을 한국에 건설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준 경영자들에게 일일이 감사 인사를 표하며,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 의지도 밝혔다.
대통령실은 “전날 (25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넷플릭스에 이어 이틀 만에 총 44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세일즈 외교”라며 “한·미 간 공급망 및 첨단기술 협력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에너지·산업구조의 친환경 전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양국 주요 기업인들과 반도체·전기차·배터리‧인공지능(AI)·바이오‧첨단 기술 협력 강화를 위한 자리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올해 7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으로, 군사·안보부터 공급망·첨단 과학기술 분야까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 재계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주요 그룹 대표가 참석했다.
미국 측 참석 기업은 반도체, IT, AI 분야를 대표하는 퀄컴, 램리서치, 온 세미콘덕터, 코닝,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청정에너지, 전기차 분야에서는 GE, 테라파워, GM, 테슬라 등이 참석했다. 또 방산·항공 분야에서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바이오 분야에서는 모더나와 바이오젠 CEO 등이 함께 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180여 명이 모인 ‘한‧미 첨단산업 포럼’에서도 양국 기업인들 간 협력을 재차 주문했다. 그는 “핵심‧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명실상부한 첨단 기술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간 투자를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고,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과 우호국에 자원 배치)’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투자 2배 늘린 넷플릭스 CEO…국빈 방미 첫날 ‘세일즈 성과’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첫날 첫 일정부터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해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와 만나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에 처음 진출해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두 배에 달한다.
특정 국가에 대한 투자 규모 등을 공개해오지 않았던 넷플릭스가 투자 발표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K콘텐츠에 대한 잠재력과 윤 대통령의 육성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서랜도스 대표가 앞으로 4년간 K 콘텐츠에 25억(약 3조3000억원)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랜도스 대표는 “(투자를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며 “한국에서 나온 이야기는 이제 전 세계 문화의 시대정신을 대표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저의 편지에) 따뜻하고 친절한 답장을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1호 영업사원으로서 이번 국빈방문에서 내일(25일)까지 이어지는 일정은 투자에 집중될 것”이라며 “한미 가치동맹이 앞으로 두 나라 간 교류와 콘텐츠 생태계에 더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질 바이든 여사, 국빈 만찬 ‘진두지휘’…한·미 화합 상징
한편, 백악관은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의 진두지휘하에 오는 26일 국빈만찬 식탁을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 태극기를 테마로 한 국빈 만찬 장식과 메뉴를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을 준비가 끝났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번 국빈 만찬을 준비하고 있는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 24일 직접 백악관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만찬 메뉴와 만찬장 장식 등을 소개했다. 만찬은 ‘메릴랜드 게살 케이크’ 코스로 시작된다. 차가운 호박 수프와 양배추, 콜라비, 회향, 오이 슬로우 등의 채소와 고추장 소스가 곁들여진 크랩 케이크가 준비된다. 미국 요리에 고추장, 된장 등 한국 양념으로 풍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특히 바이든 여사는 “한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테이블 장식의 색채 소용돌이”를 강조했다. 이어 “모란, 히비스커스, 진달래, 난초 등 (양국의) 상징적인 꽃을 곳곳에 배치해 한미 양국의 문화와 국민이 어우러지는 조화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전속 셰프(요리사)와 초청 셰프인 한국계 에드워드 리 등도 협업한다. 바이든 여사가 직접 리 셰프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여사는 “리 셰프만큼 두 문화의 조화를 잘 표현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리 셰프의 요리 스타일은 한국인 가족, 뉴욕에서 자란 환경과 켄터키 고향의 영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빈 만찬장도 화사한 봄기운을 담은 벚나무 가지와 한국을 대표하는 태극 문양 등으로 장식된다. 바이든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환영하며 양국을 대표하는 상징과 아름다운 순간들 속에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자 한다”며 이번 만찬을 통해 한미 양국의 화합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의미를 더했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릴 이번 국빈 만찬에는 한미 정상 부부를 포함해 양국 주요 인사 약 2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조진수·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