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자진 탈당했다. 당 지도부를 비롯한 다수 구성원이 출당 조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두 의원들을 압박한 결과다. 의혹 중심에 선 송영길 전 대표도 조기 귀국·탈당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민주당의 ‘돈 봉투 리스크’ 수습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정치인들이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사과 메시지 대신 탈당하는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와 임금체불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이상직 민주당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직후 자진 탈당했다. 당 윤리감찰단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 결과와 방침이 나오기 전, 당적을 먼저 버린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탈당을 놓고 성토가 쏟아졌다. 제명되면 복당이 쉽지 않은 만큼 당 지도부에 의한 제명 처리를 피하고, 복당을 위한 포석을 깐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년들은 반복하는 탈당 사태를 바라보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는 징계를 피하며 의원직을 유지하고, 당은 책임을 회피하는 ‘탈당 꼼수’가 거대정당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대 정당이 악재를 만날 때마다 탈당 카드를 통해 책임에서 벗어난다면, 한국 정치가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직장인 이모(29·여)씨는 “의혹에 휩싸인 이들을 탈당시켜 꼬리 자르려는 의도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어 “이런 사태가 한국 정치에 대한 불신을 쌓는 주범이다. 면피성 탈당을 반복하는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안모(24·여)씨도 “여야가 법적, 도덕적 논란을 빚고 있는 의원들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나 사실 규명을 하지 않고 ‘눈속임’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이 말끝마다 강조하는 가치가 ‘공정’인데, 다른 분야와 견주어 정치권이 가장 공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꼼수가 반복되는 한, 정치권을 향한 청년들의 불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