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3시간 민폐 뒤풀이, 한 줄 사과 내놓은 명품 구찌

한밤 3시간 민폐 뒤풀이, 한 줄 사과 내놓은 명품 구찌

경복궁 구찌 패션쇼 이후 민원 쇄도

기사승인 2023-05-18 07:28:39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16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구찌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었다.   사진=박효상 기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가 열린 가운데 당일 밤부터 새벽까지 진행한 ‘애프터파티(뒤풀이)’ 소음 공해로 민폐 논란에 빠졌다.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구찌 측은 “불편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짤막한 사과문을 냈다.

구찌는 17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일부 매체 취재진에게 메일을 보내 “지난 16일 패션쇼 종료 후 진행된 애프터파티로 인해 발생한 소음 등 주민들이 느끼셨던 불편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배포했다.

앞서 구찌는 지난 16일 오후 8시30분 경복궁 근정전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고 인근 건물로 자리를 옮겨 다음날 오전 0시20분까지 뒤풀이 행사를 했다. 그런데 애프터파티의 소음과 조명 불빛이 외부에 그대로 전달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구찌의 애프터파티 행사가 얼마나 시끄러웠는지 가늠할 수 있는 현장 영상 및 사진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조명이 번쩍이고 큰 음악소리가 담긴 영상을 올리고 “오후 11시30분이다. 왜 (소음이) 밖에 다 울리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명품 회사답게 굴면 안 되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자정이 다되도록 쿵쾅쿵쾅하더니 마침내 경찰이 출동했다. 뭔가 싶었는데 경복궁 구찌쇼 애프터파티였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접수된 소음 신고는 52건에 이른다. 신고가 처음 접수된 16일 오후 9시30분부터 마지막 신고인 오전 0시1분까지 약 2시간30분 동안 민원이 집중됐다. 약 3분에 1번꼴로 소음 민원이 접수된 셈이다. 민원 요청을 경찰은 경고만으로 해결이 안 되자 경범죄처벌법상 인근 소란 규정을 적용해 행사 책임자에게 두 차례 범칙금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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