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때 음주만큼 위험한 ‘저혈당 쇼크’…“예방과 대처 중요”

운전 때 음주만큼 위험한 ‘저혈당 쇼크’…“예방과 대처 중요”

의식 소실·인지기능 저하…사망 이를 수 있는 ‘저혈당증’
“‘장시간 운전’ 당뇨병 환자, 상비 간식 두고 끼니 거르지 말아야”

기사승인 2023-05-23 06:00:19
게티이미지뱅크

# 당뇨병을 앓고 있는 52세 베테랑 트럭 운전기사 김희수(가명)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근거렸고 이마에서 식은땀이 나더니 손끝이 저려 하마터면 운전대를 놓칠 뻔했다. 김씨는 급하게 비상등을 켜고 갓길에 차를 세워 주머니에 들어있던 사탕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 운전석에 등을 기대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내 상태가 나아졌다.

최근 혈당이 갑자기 떨어져 의식을 잃는 ‘저혈당 쇼크’로 인한 교통사고가 잇따른다. 전문의들은 혈당 수치가 70mg/dL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증은 언제든 불현듯 찾아올 수 있는 만큼 예방과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지난 2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식 저하 혹은 소실로 이어질 수 있는 저혈당은 인지기능 저하는 물론 최악의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당뇨병 급성 합병증”이라고 설명했다.

저혈당은 주로 경구용 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을 투약하는 환자가 평소보다 식사를 적게 할 때, 과도하게 운동했을 경우 생긴다. 식사와 운동을 평소대로 했지만 인슐린이나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과다 투여할 때도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저혈당의 주요 증상은 식은땀과 현기증, 흥분, 불안감, 가슴 두근거림, 공복감, 두통, 피로감 등이다. 저혈당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경련이나 발작이 생기고 쇼크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전문의들은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초콜릿 등 간식을 섭취해 저혈당 쇼크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택배기사나 트럭 운전기사처럼 장시간 운전하는 당뇨병 환자는 차량에 저혈당 대비 상비 간식을 항상 두고 끼니를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 강조한다.

정 교수는 “저혈당 증상이 생기면 단당류를 섭취해 중증 저혈당으로 진행되지 않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라며 “본인이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나 주사가 저혈당 위험을 높이는지 그렇지 않은지 주치의와 상의해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저혈당 위험이 높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식사를 챙기는 게 중요하다”며 “혹시나 식사를 놓치게 된 경우 저혈당 위험이 높은 약물은 감량 혹은 일시 중단 등의 조치가 필요한데, 이는 환자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주치의와의 상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도 “저혈당의 흔한 증상인 배고픔과 식은땀이 보이면 대처를 잘해야 한다”며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경우 언제 저혈당 증상이 발생할지 모르니 차량에 먹을 걸 두고 다녀야 한다”고 전했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혈당이 70mg/dL 이하로 떨어지면 휴식을 취하고, 빨리 흡수되면서 혈당을 올릴 수 있는 당류 15~20g을 즉시 섭취해야 한다. 단,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음식을 계속 먹게 되면 고혈당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류 섭취 후에는 15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혈당을 측정해 회복 여부를 살피는 게 좋다. 저혈당 조절 후 혈당은 80~130ml/dL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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