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에 빌라시장 위축…“상품성 상실”

전세사기 여파에 빌라시장 위축…“상품성 상실”

전세 사기 증가로 빌라 거래 꺼려
서울 빌라 거래량 역대 최저 기록
빌라가 시장에서 대체재 역할 못해

기사승인 2023-06-01 16:40:30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세 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가 높아지면서 빌라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최근 빌라 거래는 바닥을 찍었고, 경매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빌라가 부동산 시장에서 상품성을 상실해 향후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비(非)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40건(빌라 6131건·단독 7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매매 거래량 1만 4175건과 비교해 51.7% 감소한 수치다. 서울부동산광장이 통계를 집계한 2006년(1~4월 기준)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을 나타냈다.

전세 거래량도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비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올해 1~4월 기준 3만6278건(빌라 2만2282건·단독 1만399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만3326건 대비 31.9% 감소했다. 전세 거래량 역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빌라 경매 낙찰률도 하락했다.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진행된 빌라 경매는 총 888건으로 이 중 76건만 낙찰됐다. 낙찰률은 8.6%으로 지난 4월(8.7%)대비 소폭 하락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아파트의 매매와 전세 거래량이 줄자 문을 닫는 공인중개사가 늘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전국 공인중개사 사무소 폐업·휴업 수는 5321곳이다. 같은 기간 개업한 곳이 4969곳으로 문을 연 곳보다 닫은 곳이 더 많았다.

빌라 거래가 하락세를 보이지만 아파트는 올해 초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 1~4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99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8%(5058건) 증가했다. 전세 거래량도 올해 1~4월 기준 5만 5172건으로 통계 집계 이래(2011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방 함영진 랩센터장은 “전세 사기 이슈로 전세와 매입을 꺼리는 경향이 거래 감소로 이어졌다”며 “아파트도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전세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빌라보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거래를 줄였다”고 분석했다.

가격이 이전 수준으로 올라가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도시와 경제 송승현 대표는 “빌라 자체가 가격을 선도하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아파트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거나 빌라 주변 개발이 확정되는 시기에야 가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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