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쟁에 울분 터진 노량진 수산시장…“내로남불·선택적 정의”

與·野 정쟁에 울분 터진 노량진 수산시장…“내로남불·선택적 정의”

후쿠시마 사건 당시 정치권 무관심
오염수 방류 공방…괴담에 상인 피해
과학적인 설명과 괴담 방지 요구

기사승인 2023-06-15 17:03:26
노량진 수산시장.   사진=임현범 기자

“정의를 말한 정치권은 귀를 닫았고 약자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언론은 우릴 왜곡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종사하는 한 상인의 울분 섞인 말이다. 여야의 ‘후쿠시마 오염수’ 공방은 원인도 짚지 못한 채 정쟁으로 흘러갔다. 약자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약속을 한 언론은 상인의 말을 입맛대로 편집해 이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14일 노량진 수산시장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자 상인들은 “왜 왔냐 또 무엇을 하려고 하냐”며 “우리한테는 (수산시장이) 삶의 전부인데 인터뷰 내용 중 자극적인 부분만 쓴다. 어떤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들은 “인터뷰할 때는 공포조장용 보도가 아니라고 하더니 결국 영상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며 “그런 식으로 해선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분노하기도 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사진=임현범 기자

노량진 수산시장 수협의 협조로 노량진 수산시장 회장을 만나 인터뷰할 수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언론에 대한 서운함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노량진 수산시장 A회장은 최근 손님이 줄어든 이유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언급한 각종 보도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휴가철 현지에서 수산물을 먹는 경우가 많아 노량진 수산시장의 비수기는 6월부터 8월까지”라며 “지난해와 비교해도 매출 상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한 것도 아닌데 그것 때문에 손님이 없는 것처럼 자극하는 언론사의 보도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이유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오염수가 주 요인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A회장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 이후에 여파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이 안전에 관심이 많아서 그 여파는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외벽에 걸린 현수막.   사진=임현범 기자

“정치권의 내로남불…괴담 그만”


정치권의 앞뒤가 다른 행동에 하소연하기도 했다. A회장은 “한마디로 내로남불이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국회를 방문해 정치인들에게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며 그때는 만나주지 않았고 얘기도 들어주지 않더니 (정치권이) 이제 와서 정의로운 척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했을 때 준비했다면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그 사건 이후 후쿠시마 수산물이 단 한 개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정치권이 마치 수입되는 것처럼 과대 포장하고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A회장은 후쿠시마 오염수보다 정치권의 ‘괴담’이 상인들을 더 힘들고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사건들이 벌어질 때마다 괴담이 돈다”며 “(정치권에서) 괴담을 퍼뜨리는 것 자체가 국민을 갖고 논다는 인식을 버릴 수가 없다. 우리에게 여긴 생업의 터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어오는 수산물은 철저하게 검증한다”며 “일주일에 수차례 현장에서 무작위 샘플링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회장은 여야의 정쟁이 상인들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의 싸움은 정작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수산업 종사자에 대한 해결책과 배려가 없는 소모적인 논쟁”이라며 “과학적인 수치를 공개해 국민을 안정시켜줬으면 좋겠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배출되고 수산물을 수입하는 뉘앙스를 담은 괴담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산물 판매에 대한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A회장은 “서울의 수산물 50%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책임지고 있다. 나쁜 수산물을 판다면 우리 가족도 먹게 된다”며 “문제가 있고 위험한 상품을 팔 상인은 없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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