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 지방은행 위기를 촉발한 혐의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를 받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금융당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골드만삭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도 골드만삭스 관련자들을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SVB는 파산 직전 자본 확충을 위해 골드만삭스를 고용했다. 당시 골드만삭스 측은 SVB 경영진에게 보유 채권 포트폴리오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본 조달 전 매각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SVB는 골드만삭스의 제안을 수용했다. 골드만삭스 관련 부서는 SVB로부터 210억 달러 규모의 매도가능증권을 시장 가치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
이후 SVB는 지난 3월8일 18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매도가능증권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자금 조달을 위해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결국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준 미 지방은행발 금융위기로 확대됐다.
이는 자문사 역할을 수행한 골드만삭스가 미 지방은행발 금융위기 촉발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유로 해석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SVB와 진행한 거래에 대한 정부 조사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