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일일브리핑 신경전에…떨떠름한 국민들

‘후쿠시마 오염수’ 일일브리핑 신경전에…떨떠름한 국민들

정부 ‘일본 정부 대변인’ 비판에 “왜곡·폄하”
민주당, 정부 일일 브리핑에 맞대응

기사승인 2023-06-16 17:54:02
일본 후쿠시마현의 한 어항(漁港)에 수산물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와 야당이 일일 브리핑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 건강과 직결한 문제가 정쟁 도구로 비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첫 일일브리핑을 열었다. 과학적 관점에서 국민적 오해를 불식시킨다는 취지다. 그간 정부·여당은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각계에서 제기된 우려를 ‘선동’으로 치부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배출되는 삼중수소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허균영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기술검토위원장은 “불확실성을 아무리 감안해도 해양터널을 통해 나온 삼중수소가 우리 건강에 미칠 수 있는 범위에 들어올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전날 시작한 오염수 방류 일일브리핑에 대한 일부 지적은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어제 이후 보도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브리핑) 취지나 성격에 왜곡된 의견들을 주시는 부분이 꽤 있어 보인다”며 “예를 들면 일본 정부 대변인이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며 ‘일본 정부의 대변인’을 자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차장은 “팩트(사실) 중심으로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설명드리기 위해 이런 자리를 준비한 것”이라며 “취지를 너무 왜곡하거나 폄하하면 관계부처에서 (방류의) 안전상 문제를 면밀히 살피고 있는 분들의 사기를 너무 떨어뜨리는 지적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오역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오는 19일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증과 관련 ‘1일 1질문 브리핑’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하루에 하나씩 국민적 의구심을 정리해 정부에 묻겠다”며 “오픈 마이크 형식으로 시민과 전문가들에게도 질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국회 차원 특별위원회 구성과 청문회를 추진 중이다. 장외에서도 집회를 병행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주제를 고리 삼아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의견을 확대시키고,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모(26)씨는 “오염수 관련 뉴스를 보면 어떤 이야기를 믿어야 될지 모르겠다”라며 “여야가 쓸데없는 정쟁 대신 한마음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정은(여·28)씨도 “정치권은 국민에게 시찰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민간 검증단을 참여시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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