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효과는 같은데 가격은 훨씬 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사용이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복제약 점유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의사나 환자들이 복제약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기 때문인데, 제약업계에서는 복제약을 사용하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항암제나 난치성 질환 치료제, 바이러스 백신 등의 바이오의약품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 환자 접근성이 좋지 못하고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A기업 관계자는 2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복제약이 출시되면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이 약 30% 감소하기 때문에 건보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기여하는 바가 있다”면서도 “다만 제조 원가나 개발비가 많이 투입되는 복제약의 경우 가격이 오리지널과 큰 차이가 없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의 복제약 선택을 확대하려면 해외 판매 실적과 임상 결과 등을 토대로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음을 강조하거나, 국내 학회와도 접점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마케팅 차원에서 특정 질환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과 프로모션 등을 진행해 시너지를 도모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경우 건보 재정 지출 절감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연구팀(연구책임자 홍지윤 보험급여연구실 부연구위원)의 ‘바이오시밀러 사용 현황 분석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A성분의 복제 등재 1년차 약가는 오리지널·복제약 74.3%·68.7%, 10년차 66.2%·60.5%로 나타났다. B성분은 등재 1년차 79.1%·62.8%, 5년차 70.7%·58.5%로 조사됐다. 2021년 기준 복제약 약가는 오리지널에 비해 약 1.4%~17.3% 낮은 가격을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복제약의 보험 등재 및 증가는 보험 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부분 성분에서 오리지널의 청구량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고, 오리지널 약가도 인하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의사와 환자를 대상으로 가격 고지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환자가 저렴한 대안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B기업 관계자는 “복제약이 값비싼 오리지널 가격을 낮추면서 건보 재정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도 국산 복제약의 개발과 국내 허가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복제약 개발·허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연구 개발 비용 지원과 생산시설 투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