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엔테크’ 열풍…투자할 때 유의사항은

역대급 엔저에 ‘엔테크’ 열풍…투자할 때 유의사항은

8년만에 800원대 진입 이후 900원대 등락 거듭 
엔화예금 한달새 1조2000억 증가…엔화 환전은 8배 폭증
엔화 ETF·직접투자 ‘일학개미’ 열풍도…“변동성 큰 점 주의해야”

기사승인 2023-06-27 06:00:12
쿠키뉴스DB.

일본의 화폐인 엔화의 가치가 ‘역대급’으로 하락하면서 엔화를 이용한 재테크 ‘엔테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낮아진 엔화를 통해 일본 여행을 저렴하게 하려는 단순 목적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환차익 등을 노리는 투자자들이라면 수수료와 세금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어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엔화 환전액은 지난해 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5월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이같은 엔화 환전량 급증은 근래 들어 엔화가 역대급으로 낮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전 8시23분 기준 100엔당 897.49원(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으로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26일 기준 원·엔 환율은 900원대로 오른 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엔화 약세는 일본은행(BOJ)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기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엔화가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화를 활용한 재테크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가장 간단한 엔테크는 ‘환 차익’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을 통해 환전 보관 서비스 이용을 고려하면 좋다. 현찰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고 환율 우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은행에서는 다양한 환전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서는 ‘KB외화머니박스’, 신한은행은 ‘환전 모바일금고’, 우리은행은 ‘환전주머니’, 하나은행은 ‘환전지갑’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별로 환율 우대율과 환전 한도 등이 다르니 각각 비교해보고 선택하면 좋다.

국내 유일한 엔화 ETF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 ETF’.

외화예금 상품도 인기다. 외화예금은 원화로 입금하면 통장에 외화로 환전돼 통장에 쌓이며 입출금이 자유롭다. 연계 증권사를 통해 일본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고,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우대 환율 등을 제공하며 외화예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외화 체인지업 예금’, KB국민은행 ‘KB TWO테크 외화정기예금’, 우리은행 ‘외화보통예금’, 하나은행 ‘밀리언달러 통장’ 등이 있다. 

다만 엔화 예금의 금리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점, 현금을 인출할 때마다 은행에 따라 1.5~2% 전후의 환전 수수료는 물론 15.2%의 이자소득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증권 계좌를 통해서 엔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ETF는 특정 지수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상품으로 국내 상장된 엔화 연계 상품으로는 ‘TIGER 일본엔선물 ETF’가 유일하다.

해당 상품은 엔·원 환율을 기초로 하는 ‘엔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것으로 최근 순자산 6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별도의 환전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주식처럼 소액으로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서학개미’를 넘어 ‘일학개미’ 열풍이 불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유액은 22일 기준 약 4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지난 2021년 9월의 약 4조원이 종전 최대 기록이었는데, 약 1년9개월 만에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엔화도 원화와 마찬가지로 달러에 의한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시장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면 현재 ‘제로금리’ 수준의 일본과의 격차가 줄어들며 엔화 가치가 상승해 증시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 혹은 하락이 전망되는 만큼 이를 고려해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