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를 ‘반(反)국가세력’이라고 표현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발언은 팩트에 근거한다”며 대대적인 엄호에 나섰다.
앞서 전날(28일) 윤 대통령은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 행사에서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은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언급했다. 종전 선언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들이 동의하기도 어렵고 용납할 수도 없는 극단적 표현”이라며 성토를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한 발언은 정확한 팩트에 근거한 것이기에 민주당이 거기에 대해 반발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종전 선언 하나 가지고 대한민국에 평화가 온다고 그렇게 외친다면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안전보장은 호시탐탐 우리를 침략하려고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고 계속해서 도발해 대는 북한의 시혜적 호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튼튼한 국방력과 단합된 국민의 힘, 그리고 자유 진영과의 튼튼한 연대를 통해서 우리가 자력으로 지켜 나가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분들.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안보리 제재를 풀어 달라고 읍소하고, 종전선언 노래 부르고 다닌 분들. 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며 “충신이라고 불러야 하나. 애국자라고 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문재인 정권은 반국가세력이 맞다”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섰다.
홍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대구 투자 행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문 전 대통령은) 중국에 가서 스스로 소국이라고 낮추고 중국몽을 지지한다고 했다”며 “중국이 요구하는 3불 정책을 포기했으면 반국가 세력 아닌가”라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걸 이야기하면 극우세력이냐. 왜 극우, 극좌적 시각이 필요하냐. 국가안보가 최우선인데 거기에 위해를 끼쳤으면 반국가세력이 맞다”고 일침을 날렸다.
홍 시장은 문재인 정권의 안보 실책을 조목조목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남북군사합의로 얼마나 많은 무장해제를 했느냐”며 “전방 GP를 파괴하고 지뢰도 다 제거해줬다. 경기도 곳곳도로에 장애물 제거해주고 그게 반 국가 행동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안보를 무장해제 해버리는 동안 북한은 강화했으니 국가안보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꼬투리 잡으면 안된다”고 질타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이야기를 비판하는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이 이토록 발끈하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으로, 문재인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자인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