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11일)을 앞두고 닭고기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6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6월 닭고기(육계) 소매가격은 ㎏당 6439원으로 올해 들어 11.1%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2.6% 비싸진 가격이다. 예년 삼계탕 성수기인 6~8월 가격 시세와 비교하면 올해 상승폭은 더 가파르다.
닭고기 값과 함께 삼계탕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6423원이다. 지난해 5월에는 1만4577원이었다. 1년 만에 12.7% 올랐다. 전국 삼계탕 평균 가격은 1만557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달 1만4224원에 비해 9.5% 상승했다.
이처럼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유통업계는 보양식 및 간편식을 겨냥한 할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델리 여름 시즌 먹거리 할인전 행사를 열고 영계 백숙, 장어 초밥 등을 할인 판매한다. 대표 상품인 ‘키친델리 영계 백숙’은 정상가 9500원에서 2팩 구매 시 1000원 할인, 3팩 구매 시 2000원 할인, 4팩 구매 시 3000원 할인한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집에서도 푸짐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복날 홈 보양식’ 행사를 진행한다. 먼저 국내산 냉장 생닭 전품목을 행사카드 결제 시 최대 40% 할인한다. 삼계탕 재료 모음 3종은 2개 이상 구매 시 1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삼계탕 간편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백숙용 영계를 오는 10~11일 행사 카드로 결제 시 40% 할인가에 판매한다. 엘포인트 회원에겐 백숙용 토종닭을 할인 판매한다. CJ 비비고 삼계탕, 오뚜기 옛날 삼계탕 등 간편 삼계탕도 저렴한 가격에 준비했다. 이밖에 삼계탕에 필수로 들어가는 인기 잡곡류인 녹두, 찹살, 찰현미 등에 대해서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롯데온은 오는 9일까지 초복 맞이 ‘여름 보양식 홈스토랑’ 행사를 연다. 행사 기간 닭, 장어, 전복 및 보양식 가정 간편식을 최대 25% 할인 판매한다. 또 보양식과 곁들이면 좋은 전통주와 여름 제철 과일도 함께 소개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초복을 앞두고 서울 소재 음식점 삼계탕 한 그릇 평균 가격이 1만6000원을 넘는 등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올해는 외식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삼계탕 간편식을 구매해 초복을 보내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닭고기 가격은 최근 생산비 상승과 국내 공급량 감소로 인해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육계 도축 마리는 6442만 마리로 전년(6817만 마리)보다 5.5% 감소했다. 또 주 수입국인 브라질에서 야생조류 AI(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영향도 있다.
최근 정부는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연말까지 닭고기 관세율을 0%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기본세율이 20~30%인 닭고기는 3만t에 대해 0%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여름철 닭고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닭고깃값 안정을 위해 관세율을 낮추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삼계탕 가격이 인하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삼계탕 수요가 늘면서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보양 간편식 수요 증가와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보양식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