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총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명확한 비전 없이 당리당략과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민주당의 지지부지한 혁신에 대해 쓴소리했다. 그는 “한 지붕 아래서 그냥 허구한 날 지지고 볶고 싸우느니 당의 혁신이나 단압,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뜻”이라며 “기가 막힌다. 지금 민주당이 무슨 공산당인가. 개과천선하고 환골탈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근 민주당이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를 미룬 점도 지적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원내 지도부가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를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추인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의원총회까지 열어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에 일찌감치 대다수 의원이 동참했던 국민의힘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를 언급하며 “검찰 때문에 어떻다 이것은 계속해오던 레토릭 아닌가”라며 “그렇기 때문에 방패 정당이다, 또 누구를 위한 사설 정당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도 “오히려 당 지도부 등을 포함하여 당내에 있어서 민심에 반하고 당에 해를 입히는 행태에 대해 성찰하기를 바란다”며 당을 직격한 바 있다.
실제로 민주당의 위기는 복합적으로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거래 의혹 등 당내에서 불거진 비리와 수박 논쟁 등 계파 갈등이 연일 불거지는 상태다. 전문가는 △자정 능력 및 도덕성 상실 △지지부지한 혁신 △방탄 이미지 고착화 등을 민주당의 3가지 위기 요건으로 꼽아왔다.
야당의 한 비주류 인사는 “여전히 정쟁재난에 빠져 정치 호객 행위만 펼치고 있다”라며 “당이 어쩌다 이런 재앙적 수준에 이르게 됐는지 모르겠다. 총선은 벌써부터 글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라고 했다.
현재의 민주당이 과거 민주당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지난 14일 “옛날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사뭇 다르다”라며 “변한 것은 조정훈이 아니라 민주당이다. 상징하는 가치들과 행동하는 정치 양태가 너무 다르고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집권을 꿈꾸는 야당이라면 명확한 대안과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당리당략만 일삼고 있다”라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하에서 통곡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총선을 우려하는 기류도 포착된다. 복수의 야권 인사들은 “이런 수준으로 어떻게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이제 내부 개혁은 개딸(개혁의 딸·민주당 강성 지지층) 입맛에 따라 움직이니, 기대할 것은 없다. 이제 (개딸과) ‘헤어질 결심’만 남았다“ 등의 성토를 쏟아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