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10% 오를 경우 100억원 규모 공사 기준으로 최고 1억1400만원의 재료비가 추가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주요 시멘트사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건설사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26일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공사 종류별로 시멘트와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콘크리트의 투입 비용을 산출해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종별 레미콘 투입 비용은 주거용 건물 5.5%, 비주거용 건물 3.9%, 도로시설 6.5%, 철도시설 4.5%다. 콘크리트 제품의 투입 비용은 주거용 건물 1.3%, 비주거용 건물 1.3%, 도로시설 4.9%, 철도시설 2.6%로 추산된다. 시멘트와 레미콘, 콘크리트 제품은 핵심적인 건축자재다. 이들 재료의 가격 변동은 건설 생산 비용과 직결돼 있다.

건산연은 이를 100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에 대입할 경우 시멘트 가격이 7% 인상될 때 주거용 건물(주택)은 4800만원, 10% 인상될 때 6800만원이 추가로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주거용 건물은 3700만∼5300만원, 도로시설은 8000만∼1억1400만원, 철도시설은 4900만∼7000만원이 각각 더 필요하다.

도로시설, 철도시설, 주거용 건물, 비주거용 건물 순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의 하급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다만 이 분석은 시멘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레미콘과 콘크리트 제품의 가격 상승만을 반영했다. 시멘트 상승에 따른 다른 자재 가격의 변화까지 고려하면 비용이 추가로 들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비용 증가분만큼 건설사 추가 부담이 늘게 된다”며 “이는 곧 경영상 영업이익률 감소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나경연 건산연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지난해 기준 건설업 영업이익률이 4.9%인 점을 고려해 계산해보면 주택은 영업이익이 약 10∼14% 줄고, 도로시설은 16∼23% 감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물가협회의 산업물가 가격변동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2년간 시멘트 가격 상승률이 75.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8월 시멘트 가격(보통, 40㎏ 포장품)은 4800원이었으나 지난해 4월 6000원, 같은 해 8월 6800원, 지난 6월에는 7400원으로 지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을 기준으로 약 2년간 54.2%가량 증가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시멘트업계가 밝힌 인상 계획이 이달부터 그대로 반영된다면 시장 거래가격은 8436원으로 뛴다. 이렇게 되면 2년간 거래가 상승률은 75.8%에 이른다.

한편, 국내 주요 7개 시멘트사 중 쌍용C&E와 성신양회는 7월 출하분부터 시멘트 가격을 14%가량 인상하기로 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4일에는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도 9월부터 가격을 12.8% 인상한다고 밝혀 나머지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합류할 전망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