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시련은 지금부터…건전성·실적 모두 ‘하향세’

저축은행의 시련은 지금부터…건전성·실적 모두 ‘하향세’

NPL 커버리지비율 99.4%…충당금보다 부실채권 더 많아
1Q 업권 전체 연체율 4.81%…전년比 2%p 이상 올라
대출문턱은 훌쩍…올해 상반기 중금리대출 45.4% 감소

기사승인 2023-07-27 06:00:16
사진=김동운 기자

여름이 한참이지만 저축은행의 분위기는 쌀쌀하다. 지난해부터 고금리 기조 속 조달비용이 상승했던 저축은행들의 리스크가 점차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대출문턱을 올려 연체율 관리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따라 중·저신용자들의 ‘대출한파’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 79곳의 평균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99.4%로 지난해 말 대비 14.7%p 떨어졌다. 2019년 말 이후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4년만에 있는 일이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잔액 대비 충당금 설정액을 의미한다. 잠재적인 부실채권에 대처할 수 있는 손실 흡수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높을수록 좋은 건전성 지표다. 해당 수치가 100% 아래로 떨어졌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쌓아둔 둔 충당금보다 부실채권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 10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애큐온·다올·상상인·모아·신한)의 NPL 커버리지비율을 살펴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의 67.4%로 제일 낮았다. 이어 △페퍼저축은행(81.3%) △애큐온저축은행(82.0%) △한국투자저축은행(93.2%) △다올저축은행(98.8%)순으로 나타났다.

NPL 커버리지비율 문제에 더해 연체율도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업권의 연체율은 5.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4%)과 비교해 1.7%p 상승한 수치이며 5%가 넘는 연체율은 지난 2016년 말(5.83%)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5대 저축은행으로 범위를 좁혀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평균 연체율은 4.81%로 지난해 동기 2.57% 대비 2.24%p 올랐다.  SBI저축은행은 1.38%에서 3.36%로 2%p 가까이 높아졌다. △OK저축은행(4.07%→6.83%) △웰컴저축은행(2.62%→ 4.42%) △페퍼저축은행(2.42%→5.82%) △한국투자저축은행(2.36%→3.61%) 모두 최소 1.3%p에서 2.4%p까지 증가헀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악화를 피해가지 못한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고금리 기조에 차주 상환 능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신용등급이 낮은 중·저신용자들을 중심으로 대출을 내주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적도 암울하다. 올해 1분기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순이익 총합은 378억원으로, 전년동기(1711억원)대비 77.9%(1333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511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2095억원)보다 144.0% 크게 늘었다.

이를 타개하려면 결국 대출을 늘려 이자이익을 증대시켜야하는데,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선 대출을 늘리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저축은행들은 대출문턱을 올리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대출 공급액은 3조343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조1317억원) 대비 45.4% 감소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체율이 증가하는 것은 곧 부실여신들이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이 부실여신에 대비하고자 충당금을 대거 쌓고 있어 실적들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하반기 예금 이자가 상승하며 조달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저축은행 업권 내의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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