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 직원이 ‘고객인 척’ 만족도 조사…국토부 수사의뢰

SR, 직원이 ‘고객인 척’ 만족도 조사…국토부 수사의뢰

기사승인 2023-08-04 10:09:52
SRT를 이용하는 승객들.   사진=곽경근 기자

국토교통부가 3일 발표한 감사 결과 수서발고속열차(SRT)를 운영하는 공기업 에스알(SR)이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들을 응답자로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SR 감사를 통해 이런 정황을 확인하고 권태명 전 SR 대표를 비롯한 5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말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SR에는 기관경고 조치를 했다.

권 전 대표 등은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시행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기재부는 SR 고객 188명을 대상으로 고객만족도 수준을 평가한 결과 '우수'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일부 SR 직원들은 조사 기간 수서역에서 고객으로 위장하고 고객만족도 조사 설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인 사실을 숨기고 친지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기도 했다. 당시 SR 서비스 혁신처는 이 같은 계획이 담긴 ‘19년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점수 향상 계획’이라는 문건을 만들어 경영진에 보고하고 실행을 승인받기도 했다.

SR은 문제의 고객만족도 조사가 마무리된 직후 국토부 지시로 자체 감사를 하면서도 조사 개입 사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국토부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하고 SR에 감사를 지시했다. 코레일은 일부 직원들이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아 성과급을 많이 타기 위해 고객만족도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SR에 대한 감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라며 “조치 등 내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에 구체적인 혐의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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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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