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태풍 경로부터 도로 상황과 실시간 태풍 CCTV를 직접 찾아보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풍 속 출퇴근길 안전을 우려하며 가족과 지인 등의 지역을 살펴보는 시민들도 많다.
10일 오전 X(옛 트위터) 등 SNS에는 ‘실시간 태풍 CCTV 영상 볼 수 있는 사이트 정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공유된 링크엔 전국의 실시간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방법과 다른 국가의 날씨 상황을 볼 수 있는 방법도 소개돼 있다.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차모(27·남)씨는 처음으로 이날 실시간 CCTV 사이트에 접속했다. 2~3시간에 한 번씩 CCTV를 들여다보며 태풍 상황을 확인했다. 그는 “재택근무 중이라 태풍 상황이 어떤지 모른다”며 “태풍 경로와 위력을 파악하고, 유리창에 신문지를 낀다든지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시간 상황을 보고 밖에 나가는 일정을 취소했다”라며 “회사에 재택근무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국적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서울 외 지역 시민들 걱정도 크다. 충남 천안시에서 직장에 다니는 백모(26·여)씨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도로 상황을 파악한다. 최근 실시간 도로 상황을 CCTV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날 회사로 정상 출근했다는 백씨는 “아직 태풍이 심각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서도 “생각날 때마다 CCTV를 확인하며 기상 상황을 파악한다”고 답했다. 강원 원주시 직장에 다니는 이모(26·여)씨도 이날 아침 출근 직후 포털사이트를 열어 실시간 태풍 상황을 파악했다. 이씨는 “아직 태풍에 대비하거나 일정을 바꾸진 않았다”라며 “CCTV로 다른 지역 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민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태풍 이동 경로를 확인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전날부터 날씨 탭을 통해 ‘태풍’ 페이지를 신설했다. 페이지 내 채팅창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사진, 동영상을 비롯해 제보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 10일 오후 4시 기준 사진 2000여 건과 동영상 1200여 건을 포함해 약 3만7000여건의 제보가 올라왔다.
시민들은 뉴스와 긴급재난문자만으로는 태풍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왜 뉴스에서 실시간 태풍 정보를 안 알려 주냐. 일본 상황만 자꾸 보여주니 헷갈린다”며 “실시간 태풍 정보는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대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차현정(25)씨는 “요즘 폭우 관련해서 비슷한 내용의 재난 문자가 중복돼서 오니까 잘 안 보게 된다”라며 “거주하지 않는 지역에서 긴급재난문자알림이 오기도 하고, 발송 건수가 많아 피로하다. 그래서 실시간 CCTV나 실시간 채팅을 찾아서 기상 상황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