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래 세 번째 ‘광복절 특별 사면’을 단행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는 주로 경제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징역형을 확정받고 직을 잃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도 사면됐다.
정부는 14일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과 경제인과 정치인 등 총 2176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사면은 15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사면 대상에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15일자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과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특별사면(형 선고 실효)되고 복권될 예정이다. 이중근 전 부영그룹 회장·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장한 종근당 회장·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도 복권된다.
정관계 인사 중에는 김 전 강서구청장 외에도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정용선 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이 특별사면 및 복권된다.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블랙리스트 의혹’ 등을 폭로했다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확정됐지만, 비리 의혹을 제보한 ‘공익 신고자’라는 점을 고려해 사면 대상으로 최종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시장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선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었다. 정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의 인터넷 댓글 사건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된 바 있다.
지인의 회사가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되도록 외압을 넣은 혐의 등으로 2018년 5월 징역 5년2개월을 확정받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복권됐다. 아울러 박재기 전 경남개발공사 사장, 임성훈 전 나주시장도 복권됐다.
정부는 소프트웨어업, 정보통신공사업, 여객·화물 운송업, 생계형 어업인,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81만1978명에 대해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했다. 모범수 821명도 조기 사회복귀를 도모하기 위해 가석방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과 우리 사회 약자들의 재기를 도모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며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각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여 사면 대상과 범위를 엄정하고 신중하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윤 대통령이 사면안을 재가한 후 브리핑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 및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업 운영 관련 등 범죄로 집행유예가 확정되거나, 고령·피해회복 등 참작할 사정이 있는 경제인 12명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했다. 이어 “정치·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 범죄의 경중과 경위 등을 고려해 정치인 등 4명, 전 고위공직자 3명을 사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