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산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최모씨(30)가 머그샷(mug shot·범죄자의 인상착의 기록 사진) 촬영과 공개에 동의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강간살인 혐의를 받는 피의자 최모씨(30)는 머그샷 촬영을 마쳤다. 신상공개시 머그샷 공개까지 동의했다. 경찰은 오는 23일 최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신상공개가 결정이 내려지면 머그샷이 함께 공개된다.

최씨의 신상공개로 머그샷이 공개될 경우 2021년 교제하던 여성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27)에 이어 두번째 머그샷 공개 사례가 된다.

현행 특정강력범죄법은 범행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등에 한해 신상공개위원회 심의를 거쳐 피의자의 얼굴·성명·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얼굴을 어떤 방식으로 공개할지는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2019년 법무부가 내린 “현행법상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수는 있지만 피의자가 사진 촬영을 거부할 경우 촬영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사실상 유일한 규정으로 적용돼왔다.

경찰은 피의자가 머그샷 촬영을 거부할 경우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사진을 확보해 공개해왔다. 그러나 최근 흉악범죄자들의 신분증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머그샷 미공개에 대한 비판이 일어왔다. 

경찰은 지난달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을 벌인 조선(33·구속기소)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CCTV 화면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의 한 공원과 연결된 야산 내 등산로에서 A씨를 무차별로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최씨는 4개월 전 구입한 금속 재질 흉기인 너클을 양손에 끼우고 A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지난 19일 오후 숨졌다.

경찰은 A씨가 범행 당시 목이 졸려 의식을 잃은 끝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의 1차 부검 소견을 확보하고 살인의 고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