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현행 기준금리인 3.50%가 유지됐다. 최근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를 비롯해 국내 경기지표가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바 있다. 이번 결정으로 5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주된 배경은 불안한 경기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과 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여기에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국제유가도 상승하는 등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4개월만에 상승 전환하고, 제조업 체감경기지수도 떨어지는 등 한국의 경제지표들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보면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및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상당폭 높아졌고 장기 국고채 금리는 주요국 국채금리와 함께 상승하고 있다”며 “세계경제는 높아진 금리의 영향, 중국의 회복세 약화 등으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글로벌 리스크를 경계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끝으로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따라서 (한은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며 “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