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잠적에 여가위 파행…한때 ‘화장실 추격전’도

김현숙 잠적에 여가위 파행…한때 ‘화장실 추격전’도

여가위원장·野, 김 장관 찾으러 화장실 가기도
여야 참고인 합의 불발에 김현숙 불참

기사승인 2023-08-25 16:35:57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 등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여가위 전체회의에 불참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기 위해 대기실로 향하고 있다. 권 위원장 등은 김 장관이 국회에 왔지만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다며 대기실 등을 찾아다녔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부실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여당 의원들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불참 끝에 파행했다. 한때 여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대기 중이라는 소식에 ‘김 장관 추격전’에 나서기도 했다.

국회 여가위는 25일 오전 9시36분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당초 여가위 회의는 이날 오전 9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국민의힘은 여야 간 증인 출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의 진행이 어렵다며 불참했다. 김 장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여가부는 이날 문자메시지로 “김 장관은 금일 여가위 불참 통보를 한 적이 없으며, 참고인 합의가 되지 않아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국회에서 출석 대기 중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권인숙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전체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을 찾아 국회를 돌아다니다 만난 여가부 대변인에게 장관의 위치를 묻고 있다. 권 위원장은 장관의 위치를 묻자 대변인이 화장실로 피했다고 했다.   연합뉴스

때아닌 ‘화장실 추격전’도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직접 김 장관을 찾으러 나섰다. 이들은 복도에서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을 발견하자 몰려가 김 장관의 불출석 결정과 현 위치에 대해 따져 물었다. 조 대변인이 답변을 피하며 여자화장실로 들어가자 “어딜 도망가느냐”라며 끌어내기도 했다.

‘김 장관이 국회에 있다’는 조 대변인의 말에 권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은 여가위 회의실이 있는 국회 본청 5층에서 국무위원 대기실이 있는 3층까지 이동하며 김 장관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김 장관은 대기실에 없었다. 결국 회의는 오전 9시보다 40여 분 늦게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반쪽 개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과 김 장관의 불참에 강하게 반발했다. 권 위원장은 “증인·참고인 문제로 장관이 참석하지 않는 건 국민을 능욕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라며 “잼버리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있는 여가부 장관이 여당의 참고인 핑계에 숨어서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간사 신현영 의원도 “책임 있게 잼버리 사태를 규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건 국회의 의무”라며 “몇 주 전부터 합의됐고, 공지된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의원도 “장관의 귀책 사유를 물어 고발을 검토하거나 상임위 차원에서 장관 해임 건의를 했으면 한다”고 날을 세웠다.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의 자리가 비어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1시간 가까운 의사진행 발언 후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위원회 차원의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한 뒤 정회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출석 통보서를 전달받은 후에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는 잠시 속개됐다가 오후 12시17분 산회했다. 전체회의가 파행하면서 2022 회계연도 결산안과 양성평등기본법·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 등 법안들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권 위원장은 “파행을 유도한 여당의 무책임함뿐 아니라 출석 요구를 정식으로 의결해 다시 (출석을 요구)했는데도 기회를 날려버린 장관에 대한 분노를 누르기 힘들다”며 “해임 건의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해 추진할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겠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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