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50배’ 中원전 삼중수소엔 침묵…“야당의 정치적 의도”

‘후쿠시마 50배’ 中원전 삼중수소엔 침묵…“야당의 정치적 의도”

中 55기 가동으로 세계 3위 원전국
서해와 닿은 中 동부연안에 23기 추가건설중
BBC 특파원 “일본 수산물이 걱정되면, 세계 모든 수산물 못먹어”
해외 언론 “日오염수, 한국 야당이 정치적 이용”

기사승인 2023-08-28 11:11:10
중국 타이산 원전.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후 한국과 중국에서 수산물 기피 현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중국의 2020년 한 해 방출한 삼중수소 배출 총량이 일본의 연간 배출 기준치를 훌쩍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주변국 반발이 정치적 의도에서 기인했다는 해외 언론의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021년 중국이 발간한 중국핵능연감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전체 원전에서 2020년 배출한 삼중수소 총량은 154테라베크렐(T㏃)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배출량 제한 기준으로 계획 중인 연간 22T㏃의 약 50배에 달한다. 지난 2022년 214T㏃을 배출한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5배가량 많다. 중국이 배출하는 삼중수소는 수소원자(H), 트리튬(T), 산소원자(O)가 결합한 방사성 물질이다. 과다한 양의 삼중수소에 노출된 수산물을 섭취할 경우 신체 내부의 생식기능이 저하되거나 백혈병, 암 등의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서해와 동중국해 해안선을 따라 원자로 55기가 가동 중이다. 원전 45기 추가 건설도 계획 돼있다. 현재 가동 중인 55기에 건설 중인 23기, 건설 계획인 45기를 더하면 총 123기로 원전 1위 국가인 미국(가동 중 93기, 건설 중 1기, 건설 계획 3기)을 넘어설 수 있다.

중국 원전 대다수는 한국과 가까운 동남부 연안에 몰려 있다. 삼중수소가 해류를 타고 한국에 유입될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삼중수소 배출량은 2010년 215T㏃에서 2018년 832T㏃, 2019년 907T㏃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루퍼트 윙필드 헤이즈 특파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일부 해외 언론인 사이에서는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 소속 루퍼트 윙필드 헤이즈 아시아 주재 특파원은 수산물 기피 현상이 “말도 안 되는 우려”라고 일침했다. 루퍼트는 2000년 베이징 특파원을 시작으로 모스크바, 도쿄, 필리핀, 북한, 중동 등에서 아시아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해왔으며 현재는 대만에서 활동 중이다.

루퍼트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과 중국 원전들의 삼중수소 방출량을 비교한 자료를 공유하며 “만약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때문에 일본산 수산물을 먹는 것이 걱정된다면, 그 어떤 곳에서 나온 수산물이라도 아예 먹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저장성 친산 원전이 방출한 삼중수소는 약 143T㏃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연간 방류할 삼중수소 총량인 22T㏃의 6.5배에 달한다. 중국의 광둥성 양장 원전은 2021년 삼중수소를 약 112T㏃를 방출했고, 같은 해 푸젠성 닝더 원전은 약 102T㏃, 랴오닝성 훙옌허 원전은 약 90T㏃의 삼중수소를 각각 내보냈다.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서 연간 배출 예정인 삼중수소량보다 훨씬 많다.

루퍼트는 “(내가 공개한 자료가) 일본 정부의 홍보 자료라고 생각한다면 영국 해협에 방출되는 프랑스 북부 라아그 재처리 시설로부터 나오는 삼중수소량을 보라”며 “그곳은 후쿠시마의 450배에 달하는 양인 연간 1만T㏃를 방류한다”고 짚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투기 중단 국민행진'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해외 언론은 잇따라 오염수 방류에 대한 주변국 반발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24일(현지 시각) ‘일본 계획이 주변의 화를 부르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과 한국 좌파 진영의 비판이 특히 거세다. 이들의 항의는 무엇보다도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보수 정부는 계획이 과학적·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한국 과학자들도 한국 수역에서 측정 가능한 정도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며 “그럼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공포에 떨고 있고 좌파 진영 야당 민주당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영국 BBC도 “중국의 현재 반응은 건강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있다”며 “일본이 미국과 더 가까워지고 대만을 지지하면서 최근 몇 년간 중국과 일본 관계는 악화 일로였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금 누군가는 반일, 반미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특정 정당이 그 누군가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의심이 짙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 누군가가 특정 국가인지 사람인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과거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와 같이 해산물 파동을 통해 한일감정을 악화시켜 한미일을 이간질 시키고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는 진정한 국민 먹거리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일종의 정치투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언급하는 ‘누군가’는 이런 반일감정, 한미일 감정이 악화될 때 그로 인한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진단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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