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태광)이 서울 양평동 사옥 매입과 관련한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해명을 전면으로 비판하며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28일 밝혔다.
태광과 계열사들은 롯데홈쇼핑 지분 44.9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롯데쇼핑은 롯데홈쇼핑 지분 53.5%를 갖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서울 양평동 소재 임차 사옥 토지 및 건물 매입을 두고 “근무 환경 개선 및 임차 비용 절감에 따른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광은 해당 매입이 롯데지주 등 그룹 계열사 지원 차원이라는 주장이다.
태광은 “만약 롯데홈쇼핑이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얼마 전 이사회 재개최를 요구하고 매입 계획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롯데홈쇼핑 측이 기존 방침을 철회하지 않아 롯데홈쇼핑의 이사회 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한 상태다.
태광은 “우선 롯데홈쇼핑의 부동산 매입 강행 방침에는 롯데그룹의 최근 경영 위기 상황이 작용한 것이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지난해 11월에도 롯데그룹은 위기에 직면한 롯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롯데홈쇼핑의 유보금을 활용해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검토했지만, 가치 훼손을 우려한 태광산업 측의 반대로 1000억원만 대여하기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6월 롯데지주를 비롯해 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내렸다. 롯데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되었다는 것이다. 태광은 “올 하반기에는 롯데그룹의 만기 차입금이 1조91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재무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시점에서 불필요한 부동산 매입은 롯데홈쇼핑을 경영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회사 및 주주 모두를 위해 롯데홈쇼핑이 기존 입장을 재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