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가 뜬다…닻 올린 ‘양향자 신당’

제3지대가 뜬다…닻 올린 ‘양향자 신당’

28일 창당대회, 예비 신당 중 처음
금태섭, 류호정도 참석해 축사

기사승인 2023-08-28 17:17:40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양향자 공동대표(오른쪽부터)와 상임대표를 맡은 최진석 서강대 교수, 금태섭 전 의원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이끄는 신당 ‘한국의희망’이 공식 출범했다. 내년 총선을 7개월여 앞두고 제3지대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한국의희망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당리당략 중심의 기존 정치권 문법과는 다른 정책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상임대표, 양 의원이 공동대표로 각각 추대됐다. 최진석 대표는 “대한민국은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과 세계관으로 이미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에 도달했다. 이제는 한 단계 도약을 꿈꾸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창당 취지를 설명했다.

양향자 의원도 “한국의희망은 퍼스트펭귄”이라며 “살아남기 힘든 추운 남극에서 바닷속에 뛰어드는 용기있는 펭귄이 한국의희망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대 양당의 독과점 정치에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여러분은 한국정치의 기득권 특권을 타파할 정치개혁의 동반자”라고 부연했다.

 28일 국회에서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렸다.   사진=최은희 기자

당 지도부의 전문성 부각에도 힘썼다. 중앙당 지도부에는 최 상임대표와 양 공동대표를 비롯해 최연혁 정책연구소 소장 겸 정치학교 교장, 김법정 전 환경부 기조실장, 정보경 전 삼성디스플레이 정보전략 IT기획 파트장, 김진수 전 국가안보실 통일비서관실 행정관 등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지도부는 신당의 목표와 철학이 담긴 ‘8·28 대국민 서약서’를 제창했다. △투명신뢰 △민주주의 △정치학교 △과학기술 △특권타파 △대화·타협 △교육혁신 △제도개혁 △위기대응 △수권정당 등 비전을 내세웠다.

특히 역량있는 정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한 정치학교 출범도 공식화했다. ‘한국의희망 정치학교’는 10월부터 시작되는 1기 교육과정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오는 10월2일부터 10주간 진행할 계획이다. 최연혁 한국의희망 정치학교 교장은 “역량있는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한 교육 시스템의 유무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설립 배경을 밝혔다.

 28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의희망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창당대회에는 금태섭 전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참석했다. ‘새로운선택’ 창당을 준비하는 금 전 의원은 “창당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결의와 헌신, 함께 길을 걷는 동료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라며 “한국의희망 동지들과 새로운선택이 힘을 모으고 함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정의당 재창당 작업을 준비 중인 류호정 의원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감정싸움에 국정운영이 멈춰섰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싸움은 국민들을 가르고 있다”라며 “서로 노선과 전망에 차이가 있지만 지성을 신뢰하고 이견을 존중하며 타협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내에서는 제3지대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복수 여론조사에서 ‘여야 모두를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다. 

이에 힘입어 한국의희망을 제외한 제3지대 정당들은 총선 대비 태세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형국이다. 금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은 다음달 1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 예정이다. 새로운선택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성공 여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포착된다. △대선주자급 인물 부재 △약한 지역적 기반 △다른 정치적 지향점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양당에 대한 실망감에 의존한 반사체 정당이라면 유의미한 경쟁력이나 존재감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요 변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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