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한전아트센터에서 ‘원전 수출 일감 통합 설명회’를 열고 총 104개 품목·8000억원 규모의 해외사업 기자재 발주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설명회는 국내 원전 기자재·부품 기업 200여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미 수주한 해외원전 사업의 기자재·부품공급 계획과 자격 요건 등을 소개했다.
산업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집트 엘다바 사업과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의 발주 속도를 높여 대규모 수출 일감을 국내 원전 산업계에 조속히 공급할 방침이다.
이집트 엘다바 사업(81개 품목)과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23개 품목)은 각각 6900억원, 1100억원 규모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들 사업의 기자재 발주를 오는 10월부터 시작, 오는 2024년 6월까지 지속 공급하고 발주 후 6개월 내 계약체결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가 발주한 이집트 엘다바 사업은 오는 10월 발주를 시작해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한다. 한수원이 발주한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사업은 오는 11월 발주를 시작해 2024년 12월 계약을 종료한다.
발주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원전 설비 수출에 나서는 기업들의 부담도 줄여준다. 한수원 협력업체 215개사에 대해서는 해외사업 유자격 심사를 면제해 사실상 한수원 ‘해외사업 유자격 공급사 자격’을 부여한다.
당초 한수원 해외사업 참여를 위해서는 경영, 품질, 기술 등 3개 분야의 심사를 통과해 해외사업 유자격 공급사로 등록돼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던 부담을 완화한 것이다.
기술·품질 기준에서도 국내 원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발주국 또는 발주사의 요구사항보다 완화된 기준을 인정해 기술·품질기준 취득을 지원한다.
1개 회사당 최대 1억5000만원의 인증 취득 비용을 지원하고, 선급금 15% 지급과 계약금의 최대 80% 융자지원 등을 통해 원자재 구매 등에 따르는 비용 부담도 덜어준다.
정부는 현재로선 원전설비 수출과 관련해 양적·질적으로 모두 초기 단계라고 보고 있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수출 계약은 총 143건, 5억3000만달러에 불과하며 수출 품목 역시 공조기나 밸브 등 비핵심 보조기기 중심이라는 설명이다. 수출 방식도 공기업 수주에 의존하는 형태로, 중소기업의 단독 수출은 미미할 전망이다.
강경성 2차관은 이날 설명회에서 “2023년이 원전 생태계 정상화의 원년이 되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2027년까지 5조원 규모의 해외 원전설비 프로젝트 수주, 2030년까지 10기 원전 수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