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0대 친부 A씨는 30일 새벽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모친인 70대 B씨가 자녀들을 괴롭히고 학대해 갈등이 있었다는 것이다. 가정불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자신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으나 자녀들이 남을 경우 B씨에게 계속 피해받을 것이 우려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 본인의 일방적인 진술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A씨 여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채무나 경제적 문제 등에선 문제가 없었지만, 약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했다. 병원을 여러 차례 다니며 수면제도 미리 구했다. 범행 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도 자녀들과 마지막 추억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A씨는 범행 전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다니며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줄곧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경찰이 아이들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이날 침묵을 깼다.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드러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B씨를 불러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프로파일러도 동원해 A씨의 심리적 상태를 바탕으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A씨는 지난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 속 차량에서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잠들게 한 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긴급 체포됐다. 범행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발견됐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