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의원 제명안 부결’ 배경에 이재명 대표가 자리잡고 있다고 확신하며, ‘내로남불’ 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안은 지난 30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가(可) 3, 부(否) 3 결과가 나와 부결됐다. 소위원회 6명은 국민의힘 의원 3명(임병헌·이양수·백종헌), 민주당 의원 3명(송기헌·김회재·이수진)으로 구성돼 있다. 소위 위원 6명 중 4명이 찬성하면 가결돼 본회의 투표로 상정되는 식이다. 이날 투표는 김 의원 제명 권고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로 진행됐지만, 민주당 의원 3명 전부가 제명 반대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민 의원은 30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라고 본다. 당 지도부의 명확한 지시가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김남국 의원에 대한 동정론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 당이 나서서 그런 (부결) 결정을 하는 건 아니었다,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의원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본회의에서 의원들 양심에 따라서 표결하도록 맡겨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김종민 의원은 “다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김남국 의원의) 선언 자체부터도 사실 다 (당 지도부에서) 기획해서 한 게 아닌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김 의원은 “그러니까 그걸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이분들이 착각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을 잘 설득한 것을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그것은 정치력이 아니라 민주당을 망가뜨리는 길”이라고 질타했다.
김종민 의원은 “기본적으로 민심이 이 정도까지 왔으면 여기에 맞서거나 저항할 필요가 없었다”며 “만약 김남국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었으면, (코인을) 수백억을 했다면 우리가 이거(설득)를 안 했을까”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런 내로남불이 어디 있는가, 국민들이 모르겠는가”면서 “지금 내로남불 때문에 민주당이 위기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데 ‘그래도 민주당 정신 못 차린다’는 이 얘기를 왜 또 들어야 하나. 이게 어떻게 정치력이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여당에서는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남국 의원을 감싼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중앙대학교 후배이자, ‘원조 최측근’으로 불리는 7인회 멤버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수행실장을 맡기도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남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핑계 삼아 기다렸다는 듯 표결 연기를 주장할 때부터 면죄부를 주려 했던 민주당”이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수준을 낮춰서 표결하면 다시 갈 수도 있다’라며 마치 양형 거래하듯 국민을 우롱하는 모습에서는 분노가 치민다”고 꼬집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김남국 의원을 지키라는 이재명 대표의 지시가 없었다면 민주당 의원 3명이 모두 부결표를 던질 수 있겠는가”라며 “이재명 대표는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방탄하는 것으로 모자라 최측근 김남국 의원 구하기까지, 국회의 특권이란 특권은 다 모아서 휘두르는 방탄 전문가”라고 질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