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임직원 부동산 투기로 물의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서 혁신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LH 임직원 투기방지 혁신안 이행실태를 공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년 전 국회를 통과한 ‘LH 5법’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5법엔 △LH 임직원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공직자윤리법’ △국토교통부 장관이 매년 공사 임직원 부동산거래를 정기조사하고, 결과를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통보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LH임직원은 업무와 관련된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매수하면 신고하는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등이 있다.
이중 LH 임직원 재산등록제는 ‘부동산 투기 적발’이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경실련은 “LH와 인사혁신처, 국토부 등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LH 5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라며 “공직자윤리법 상 LH 임직원 재산등록제는 등록한 재산 비공개로 실효성이 없고, 인사혁신처는 LH임직원 재산심사 내역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 등 부실한 재산심사가 의심 된다”고 꼬집었다.
LH 임직원 부동산 매매신고제 운영도 부실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이후 LH 임직원이 직무 관련 부동산을 매매했다고 신고한 건은 0건, 직무상 비밀이용으로 처벌한 건도 0건이다. 자진신고로 실효성이 부재한 것.
실제로는 미공개정보 이용 및 업무상 비밀이용 건이 2건, 미공개정보 이용 및 투기행위 의심 건이 2건이었다. 비밀이용 건은 수사, 투기행위 의심 건은 감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실련은 “직무상 비밀이용 사례가 있음에도 LH 내부 이해충돌방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건지, 다른 원인이 있는 건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불투명한 국토부 자료공개도 문제 삼았다.
경실련에 따르면 국토부는 LH 임직원 부동산거래 정기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엔 2021년 자료를 제출하고 지난해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행위를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LH혁신을 주도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최근 논란이 인 LH 전관 의혹도 제기했다.
경실련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한준 LH 사장은 취임 전인 2019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A업체에서 건설사업 분야 종합자문 활동을 했다. A사는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전관업체다. A사는 LH가 발주한 공사도 다수 수주했다. A사는 지난해에만 11건, 82억원 규모 계약을 땄다. LH는 지난해 7월 A사와 18억 원 규모 수의계약도 맺었다.
경실련은 “LH 100억대 땅 투기 의혹 이후 2년간 LH 혁신은 아무런 성과도 없었음이 확인됐다. 알맹이 없는 혁신안과 능력도, 의지도 없는 LH와 국토부에 맡긴 당연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LH 주택개발업무 제외 △3기 신도시 사업 참여 배제 △공직자 투기 및 이해충돌방지 제도 실효성 강화 △분양원가 등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 △전관영입업체 입찰참가 배제 등 5가지 시행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LH 쇄신을 챙기고 근본해법을 제시해야한다”라며 “국회도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관련 입법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