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두산로보틱스, 주목되는 흥행 요소 3가지

‘IPO 대어’ 두산로보틱스, 주목되는 흥행 요소 3가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흥행 조짐…“매우 좋은 상황”
로봇 섹터 흥행·정부 로봇 산업 육성 등 호재 요소 산재
증권가 “이익 전환 시점 앞당겨질 것”

기사승인 2023-09-15 06:00:37
두산로보틱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조원 이상 가치를 지닌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간담회를 통해 청사진을 공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수요예측 기간 모기업 주가까지 급등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만연한 상태다. 특히 흥행을 점칠 수 있는 요소마저 다양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두산로보틱스는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기술력 고도화와 소프트웨어 플랫폼 강화를 통해 협동로봇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향후 두산그룹의 유망한 신규 기술 중 협동로봇이 사업 포트폴리오와 연결되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IPO 시장에서 기업가치 1조원을 훌쩍 넘는 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도전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이를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도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나 참패를 겪어서다. 다만 시장은 두산로보틱스가 파두와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스타트업이었던 파두와 달리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위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예정 주식 수는 1620만주다. 주당 공모가액은 2만1000원에서 2만6000원으로 밴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6853억원이다. 지난달 23일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이달 11일부터 15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다. 통상 수요예측은 이틀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7월부터 당국의 ‘허수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정책에 따라 5일로 확대됐다. 

당시 이봉헌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은 “이번 제도 변화가 IPO시장의 건전성이 제고되고 투자자 신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IPO시장에서의 버블이 다소 사라질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제도 시행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경쟁률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두산로보틱스는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수요예측 기간 모기업 두산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두산 주가는 수요예측 시작 당일인 지난 11일 27.65% 급등한 14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4일 진행된 두산로보틱스 기자간담회. 두산로보틱스

이미 기관투자자들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 조짐이 나타난 것은 시장에서 널리 알려졌다. 류 대표는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이미 아시겠지만, 수요예측이 매우 좋은 상황은 사실이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두산로보틱스의 흥행을 점칠 수 있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로봇 섹터주의 주가 흐름의 상승세가 꼽힌다. 국내 대표 로봇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4일 종가 기준 19만86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08% 급등했다. 이달 초부터 지금까지 31.08% 올랐다. 같은 기간 대동과 유진로봇, 에스비비테크 등 관련주들의 주가도 각각 79%, 25%, 13% 뛰었다. 아울러 삼성과 한화 등 대기업들의 로봇 분야 투자 확대도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증권신고서 기재정정을 통해 국내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유로메카, 해외 기업 화낙(Fanuc), ABB, 야스카와전기 등 5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기반해 주가매출비율(PSR)로 산정한 적정가액은 1만9000원~2만4000원이다. 주가매출비율은 매출액 대비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다. 성장성은 높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현재 적자 상태다.

PSR로 산정한 수치는 주가수익비율(PER)로 산출한 주당공모가액인 2만1000원~2만6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공모가 산출을 위해 피어그룹(비교그룹)으로 선정한 회사에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제외됐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시현한 기업을 기준으로 삼아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고평가 논란도 다소 잠재운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로보틱스의 PSR 산정 금액은 참고목적으로 추가했기 때문에 공모가는 바뀌지 않는다. 

정부의 ‘미래유망 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로봇 산업 육성 지원이 포함되면서 정책에 의한 상승 동력도 추가됐다. 유진투자증권에 다르면 올 하반기에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 공개와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 시행 등이 예정돼 있다. 결국 국내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된다는 게 증권가 측 분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수요의 중장기적 성장은 불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적자 상태인 두산로보틱스의 이익 시점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한다. 불안 요소의 해소 시점이 목전으로 다가왔단 설명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의 판매 채널은 오는 2026년까지 89개에서 219개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팔레타이져와 카페 등 위주로 로봇 솔루션에 대한 초기 확산을 가정했을 때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유니콘 특례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노동력 공급 불균형으로부터 야기되는 협동로봇 수요 증가를 감안할 시 이익 달성 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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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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