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불황이 예상되는 석유화학업계의 암흑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사정이 좋지 않았던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은 3분기에도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여천 NCC의 누적 영업손실은 1545억이며, 효성화학도 7분기 연속 적자다.
롯데케미칼 3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도 57억원으로 예상되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일부 증권사에서 롯데케미칼의 흑자 전환 가능성을 발표했지만, 내부에서는 영업이익을 예상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적자 폭은 -770억원을 기록한 전 분기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품 수요가 유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해 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 자체는 석화업계에 좋은 시그널이지만 일정한 폭으로 완만히 올라 제품 수요가 유가 상승률을 받쳐 주어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는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맞물리지 않아 (업계)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석유화학 수익성을 대표하는 에틸렌 마진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에탈렌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유가 상승으로 인해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나프타 가격은 지난 7월 톤(t)당 585달러에서 8월 657달러로 올랐다. 지난 14일에는 694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설비와 물량이 가장 많은 에틸렌 마진이 지난 8일 톤당 139달러까지 떨어졌다”며 “통상적으로 마진이 250~300달러는 되어야 적정하다고 판단하는데, 현재로써는 흑자를 내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장을 돌려도 이익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며 “하반기에 일부 가동을 재개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에틸렌 생산 공장은 멈춰 있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당분간은 기업이 석유화학 외 배터리나 2차 전지 등의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에틸렌 증설이 국내 석유화학 불황기를 연장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에틸렌은 60%가량 수출한다”며 “그중 40%를 중국에 보내는데,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떨어지면 국내 업계 불황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석유화학 기업 적자 회복이 더뎌 정부도 고민이라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화학산업과 관계자는 “올해 말쯤 석유화학 기업들의 고충을 듣고 대책을 논하는 간담회 등을 계획 중에 있다”며 “간담회 외에도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