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경쟁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독자 원전 수출을 막으려고 미국 법원에서 제기한 소송이 각하된 뒤에도 법적 다툼을 이어간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더럼 에너지시스템 사장 명의 성명을 통해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8일(현지시간) 법원은 수출통제 집행 권한은 미국 정부에 있어 민간기업인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더럼 사장은 “미국 연방법원의 판결은 수출통제 집행 권한이 미국 정부에 있다고 판결한 것에 불과하다”며 “웨스팅하우스는 판결에 항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은 한국전력과 한수원이 허가 없이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을 한국 밖으로 이전한 것과 관련해 당사가 한전·한수원을 상대로 진행 중인 중재 절차에 아무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럼 사장은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분쟁은 여러 관할권을 아우르고 두 개의 쟁점을 다루고 있다”며 “쟁점은 미국 원자력 기술 수출통제 요건 준수, 다른 하나는 한전·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에서 동의한 대로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존중해야 하는 오래된 의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을 한국 밖에서 사용하는 게 당사자 간 주요 분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웨스팅하우스는 자사의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중재에서 모든 쟁점에 대해 승리할 것으로 전적으로 예상한다”며 “중재 패널은 최종 결정이 오는 2025년 후반까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분쟁과 관련해 대한상사중재원의 국제 중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