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교수를 구하지 못한 국립대병원들이 그 빈자리를 촉탁의 등 계약직 의사로 채우고 있다. 중증진료를 통해 지역의료 거점 역할을 해야 할 대학병원의 진료·연구 역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립대병원 임상 분야 전임교수는 지난 2019년 1906명에서 올해 2145명으로 12.5%(239명) 증가했다.
반면 촉탁의, 진료의사 등 계약직 의사는 같은 기간 427명에서 672명으로 57.3%(245명)나 급증했다. 이 같은 경향은 충북대병원을 제외한 9개 국립대병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 동안 계약직 의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전북대병원이다. 지난 2019년 5명에서 2023년 19명으로 280%(14명) 늘었다. 이어 전남대병원 229%(14명→46명), 충남대병원 218%(17명→54명), 강원대병원 200%(1명→20명), 경북대병원 182%(22명→62명) 등의 순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김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대학병원 교수 임금체계는 호봉제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봉직의나 개원의 소득보다 낮은 데 반해 진료와 학생 교육, 연구 등 업무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지방 대학병원일수록 교수 채용이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전임교수의 공백을 계약직 의사가 메우면서 전국 대학병원의 계약직 의사 연봉도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을 제외한 국립대병원 8곳의 계약직 의사 평균 연봉이 임상 분야 교수를 앞질렀다. 경상대병원의 경우 교수들의 평균 연봉이 1억4678만원인 반면, 계약직 의사는 53.1% 더 많은 2억2469만원을 받았다.
김 의원은 “대학병원 교수 구인난은 의사 인력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는 방증”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신입생 증원이 충분한 규모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최상위 의료기관 역할을 맡는 대학병원에는 인력 지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