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증시 흐름은…증권가 전망 엇갈려

추석 후 증시 흐름은…증권가 전망 엇갈려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황금연휴 휴장’
FOMC 여진·두산로보틱스 수급 영향, 투자심리 ‘관망세’ 
향후 증권시장 전망 ‘코스피 상승·삼성전자 주목·가치주 이동’
美 예산안·신용등급 강등 여부 살펴봐야 주장도

기사승인 2023-09-29 06:00:09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경. 연합뉴스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긴 추석 연휴 동안 휴장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종목 장세가 끝날 것을 전망하면서 대형주 우세와 코스피 연중 고점 돌파를 점치는 등 다양한 전망을 내놓는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추석 연휴 기간 중 일명 ‘샌드위치 데이(휴일과 휴일 사이 배치된 평일)’인 다음달 2일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라 증권·파생·일반상품시장을 휴장한다. 이로 인해 다음 달 개천절인 3일까지 ‘황금연휴’ 휴장을 이어가게 됐다.

휴장 대상 시장은 △주식시장 △ETF·ETN·ELW시장 △수익증권시장 △신주인수권증서·증권시장·채권시장(Repo포함) △KSM(KRX Startup Market) △EUREX 연계 글로벌시장 포함 파생상품시장 △일반상품시장(석유·금·배출권) 등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원화IRS, 달러IRS 등 장외파생상품 청산업무와 거래정보저장소(KRX-TR)도 문을 닫는다.

이번 국내 증시의 휴장은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긴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개천절과 추석 연휴, 한글날 휴일 등과 평일이었던 10월2일인 화요일의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장장 10일간의 연휴가 진행됐었다. 

통상 연휴를 앞둔 투자자들의 심리는 관망세를 나타낸다. 장기간 휴장으로 적극적인 비중 조절에 나서지 않고 미국 나스닥 시장을 비롯한 해외 증시 흐름과 이슈를 지켜보기 때문이다. 이번 관망세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여진이 남아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분석이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FOMC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 유지 결정이 추구하는 통화정책 기조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직전 잭슨홀 연설 때와는 상이하게 다른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줬다.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조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FOMC 이후 거래일인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44.77p(-1.75%) 내린 2514.97로 장을 마감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각각 7211억원, 686억원을 매도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코스피 지수는 약세가 반복되면서 지난 25일 2495.76로 250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 결과 미 연준의 높은 금리 장기화 가능성,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한국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미국 셧다운 이슈, 국내 장기 휴장 등 주가를 압박하는 요인들이 상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받는 두산로보틱스의 공모주 청약에 따른 자금 쏠림 현상도 원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의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8조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기록된 50조8590억원과 비교하면하루 새 2조8286이 줄어든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대표적인 증시 대기 자금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같은 기간 66조859억원에서 57조1213억원으로 약 9조원이 줄어들었다. 투자자들이 CMA에 잠시 예치한 자금이 두산로보틱스 청약 증거금으로 유입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증권가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오는 10월 발생할 ‘빅 이벤트’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먼저 연휴 기간 한국은 9월 수출입동향(10월1일), 8월 산업활동동향(10월2일) 지표 발표가 계획됐다. 해외에서는 미국이 9월 ISM 제조업(10월2일)을 공개한다. 중국의 경우 중추절·국경절 연휴에 따른 해외여행 성수기로 유커(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연휴 이후에는 3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만 전망에 대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종목장은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더불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가중치가 달라진 점과 변화를 반영해 10월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1%대에서 3분기 6%, 4분기 9%를 지나 내년 1분기부터 두 자릿수로 복귀한다”며 “영업이익 절대 수치도 내년 3분기부터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전과 달리 상황이 반전됐다는 얘기다.

이어 박 연구원은 “10월에 코스피가 연중 고점을 돌파할 수 있다. 코스피가 지난달 초 2667에서 더 오르지 못했던 건 7월 초부터 주식시장 수급이 2차전지 종목들로 분산됐기 때문”이라며 “7월 한 달간 삼성전자는 3.3% 하락했고, POSCO홀딩스는 65.4% 올랐으나 두 종목의 지수 기여도를 합할 시 마이너스다. 삼성전자 한 종목이 확실히 오르는 게 코스피 상승의 가장 쉬운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대형주들이 상승하면 주가지수가 상승 동력을 확보한다는 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당분간 가치주 위주의 시장 이동을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가치주가 시장 대비 아웃퍼폼했다”며 “이달 들어 자동차, 철강, 기계, 금융, 통신 등 가치주 업종으로 외국인과 기관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 설명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여부와 미국 국가신용등급 추가 강등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미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으로 주요국 증시가 하락한 바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연말 셧다운이 두 차례 있었으나, 이번 바이든 정부는 재정지출이 과도하다는 점과 부채 규모의 급증으로 예전과 다른 상황”이라며 “연휴기간 임시예산안이 타결되어 최악은 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그것은 문제를 연말로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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