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수포자…수능 수학 안 보는 수험생 비율, 8년 만에 최고

늘어난 수포자…수능 수학 안 보는 수험생 비율, 8년 만에 최고

기사승인 2023-10-02 13:04:29
2024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가 시행된 지난달 6일 오전 서울의 한 학원 내 문제분석 상황실에서 강사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2교시 수학 영역 응시를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 비율이 20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년 만에 최고치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수능 응시 지원자(50만4588명) 가운데 5.3%(2만6505명)가 수학 영역을 응시하지 않겠다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2016학년도(6.4%) 이후 최고다.

수학 영역 미응시자 비율은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4.2%)보다 1.1%포인트, 현재와 같은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4.1%)보다 1.2%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수학 미응시 수험생 비중이 확대된 것은 대입 수시 선발 비중(4년제 일반대 기준)이 역대 최고인 78.8%에 달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대학들은 수시 합격생의 경우 수능에서 2개 영역만 일정 등급(최저학력 기준) 이상의 성적을 요구한다. 비교적 평이한 영어나 탐구 영역에 집중하고 까다로운 수학은 애초에 포기하는 수험생이 늘어나 수학 미응시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반면 수학을 선택한 응시생으로 한정해 보면, 이과 수험생들이 많이 고르던 선택과목으로 쏠림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수능 수학 선택과목 가운데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 비중은 53.2%다.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서 주로 요구하는 미적분·기하 선택 수험생을 ‘이과’로 볼 경우, 이는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후 최고치다.

계열 구분을 둔 1994∼2004학년도 수능에서 이과 비율은 26.9∼45.8%였다. 계열 구분이 사라진 이후 수능에서는 수학 선택과목 등을 기준으로 22.9∼51.8%가 이과생으로 분류됐다.

의대 쏠림이 여전한 가운데 통합 수능 도입 이후 미적분이 점수 받기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최상위권 문과 학생들도 이과생들이 고르는 수학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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