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기도 힘든 기업에 지난해 지원한 자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난 규모다.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에 지원된 금액은 총 10조81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이 발생해 잠재적 부실 위험을 가진 기업을 말한다.
전체 한계기업의 여신 잔액은 2020년 9조6779억원에서 2021년 5조2473억원으로 줄었지만 2022년 10조816억원으로 다시 92.1% 증가했다.
이 같은 한계기업 여신증가는 주로 대기업 지원에서 발생했다. 수은의 금융 지원을 받은 대기업 중 지난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곳은 12개다. 앞서 2018년 1개, 2019년 7개, 2020년 12개, 2021년 10개였다.
특히 지난해 전체 10조원대 한계기업에 지원된 자금 중 대기업이 8조6819억원으로 86.1%를 차지했다. 2021년 한계기업인 대기업의 여신 잔액(4조3725억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중견기업도 2021년 57개에서 지난해 60개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신 잔액은 6211억원(2021년)에서 1조2340억원(2022년)으로 두 배 정도 늘었다.
반면 한계기업으로 분류된 중소기업 숫자는 지난해 55개로 2021년(84개)과 비교해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여신 잔액도 2021년 2537억원에서 지난해 1657억원으로 줄었다.
대기업이 차지하는 고정이하여신(금융회사의 대출금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 비율도 지난해 92%에 달했다. 지난해 총고정이하여신 1조4146억원 중 대기업에서 발생한 규모가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융불안정성이 장기화 되면서 대기업의 재무상황 악화 여부가 우려된다”면서 “지원 규모가 큰 만큼 수은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