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로코노미’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로코노미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다. 즉 도심이 아닌 지역 고유의 특성을 담은 상품과 가게를 만들고 소비하는 문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면서 로코노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역명을 사용하는 가게나 제품을 비롯해 지역 특산물로 만든 먹거리가 늘고 있어서다. 그만큼 지역이나 동네 고유의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로컬 비즈니스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 기업들도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로코노미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고객에게는 착한 소비를, 지역 농가에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겠다는 선순환 전략이다.
이마트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지역특산품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재발견 프로젝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마트가 리브랜딩한 총 9개의 전라권 농산가공식품을 선보이고, 고객들에겐 시식 기회와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재발견 프로젝트 팝업 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농촌 상생에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 8월 ‘강원도 토마토 페스티벌’을 테마로 강원도 산지의 다양한 토마토 모음전을 진행했다. 생산자가 직접 토마토를 선별하고, 산지 박스 패키지를 활용해 농가의 작업 부담을 덜고 별도의 포장 비용도 줄였다. 지난 5월에는 ‘충남 물산전’을 기획해 제철을 맞은 충남 산지의 농산물 모음전을 선보였다.
스타벅스는 전남 고흥 유자로 만든 ‘유자 패션 피지오’를 판매하고 있다. 올 여름에는 국내산 수박과 성주 참외를 사용한 ‘스타벅스 수박 블렌디드’를 제철 식재료 메뉴로 내놨다. 세븐일레븐도 농진청과 협업을 통해 샤인머스캣에이드를 시작으로 ‘허니복숭아에이드’, ‘제주천혜향에이드’, ‘명인딸기에이드’ 등 지역 강소농, 청년농부와 연계한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맥도날드는 전라남도 진도 대파를 활용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 로코노미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높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로코노미 식품이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이색적(49.6%)’이고,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어서(39.2%) 로코노미 식품을 찾는다고 답변했다. 실제 지역 한정판으로 출시된 식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답한 응답은 80.3%에 달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로코노미 식품이 특별한 가치가 있고, SNS에서 인기가 많아 구매한 2030대 비율이 높았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고, SNS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2030세대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이제 로코노미 식품은 단순한 로컬 콘셉트를 넘어 2030 세대의 가치소비 영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르코노미 현상은 젊은 층들의 가치 소비와도 직결돼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농가의 경우 각 지역 특산물을 토대로 지역 상생을 도모하고 경제 발전은 물론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