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기자회견을 진행한 이준석 전 대표를 일제히 비판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상황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오는 12월께 신당 창당을 한다면 이 전 대표가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윤석열 대통령의 탓으로 몰아세운 이 전 대표를 규탄하고 있다. 계속되는 비판 공세와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점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신당으로 노선을 바꿀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는 1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자신의 신당 창당 관련) 해석은 자유”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난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며 국정쇄신을 요구했다.
당내에선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의 발언 수위 등을 보면 당과 화합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누구 한 명을 통해 중도층과 2030세대에 소구력을 갖는 것보다 당 정책과 민생을 중요시 여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립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내 기자회견 이후 연이어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쇼를 보여줬다”며 “눈물쇼를 보여주고 제명당하는 것으로 탈당 명분을 쌓으려는 잔꾀가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 당 윤리위원회 추가 징계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당 일각에서 이 전 대표 포용론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쿠키뉴스에 “선거 세력은 상대보다 더 커야 하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나 관련 측근들이 우리 당을 해하려는 문제가 가끔 있지만 다 함께 똘똘 뭉쳐서 총선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유 전 의원은 오는 12월께 국민의힘 탈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12월 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라며 “신당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고 최후 수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당내에서 비판이 쇄도하는 것과 유 전 의원 탈당 고려를 언급하며 이 전 대표의 신당 선회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과 행동을 같이 할 것”이라며 “중도 보수 정당을 창당하면 한국 정치판은 다시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질 거 같다”고 내다봤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