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갔네’…증권가 내년 증시 전망 ‘낙관론vs비관론’

‘올해 다갔네’…증권가 내년 증시 전망 ‘낙관론vs비관론’

연준 통화정책의 민감도 낮아질 것…“경기 확장 국면 진입↑”
시장 반등으로 높아진 기대감·실제 이익간의 괴리…“박스피 연출 가능성 주목”

기사승인 2023-10-19 06:00:23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가에서 내놓은 내년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마무리 기대감에 점차 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있는 반면, 오히려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을 시사하는 분석도 존재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 2465.07로 마감한 이후 등락을 반복하면서 18일 기준 0.1% 내린 2462.60으로 장을 종료하는 등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박스권 장세는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이해 주요 대형주들의 실적이 이달 넷째 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지수 상승보다 개별 기업 호재에 투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필두로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했다. 다만 가장 많은 대형주 실적발표가 집중되는 시기는 10월 넷째주”라며 “다음주는 본격적인 실적발표에 앞선 관망모드가 예상되고,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 압력 완화와 반도체 등 개별 기업 호재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증시가 예상됨에 따라 당장의 흐름보다 오는 2024년 갑진년(甲辰年)의 전망에 시선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은 2300에서 2800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2300~2780을 제시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의 52주 최고·최저치가 각각 2668.21, 2180.67인 점을 감안할 때 강세를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나이키 형태’를 그리며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레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민감도는 올해 대비 낮아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마무리 시점이 임박할 가능성이 높다면, 시장에 중요한 건 결국 사이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2024년은 경기 동행지수가 바닥을 찍고, 경기 선행지수가 반등하는 등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이 분석한 내년 상반기 기회요인은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지표 확인이다. 그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요인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간 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하반기 기회 요인으로 상반기 중 저점을 통과하는 G2 국가들의 경제 성장률, 부상하는 미국 보험성 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익과 유동성을 지지할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내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연간 전망에 대해 “장밋빛 낙관보다 다소 차분하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 시장 반등으로 높아진 기대감과 실제 이익간의 괴리로 인해 박스피가 연출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낙관에 기반해 마냥 시장의 우상향을 전망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20~2650선을 제시했다. 아울러 주목해야 할 요소로 약해지는 수요를 꼽았다. 지난해 연말부터 반등을 시작한 경기선행지수는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1분기쯤 고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에 대한 이익전망은 다소 낙관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은 시장 탄력을 약화시킨다고 봤다.

또 높은 실적 컨센서스도 지목했다. 내년 사상 최대 실적 갱신을 가리키는 컨센서스는 그 가시성이 낮아 보인다고 짚었다. 신 센터장은 “컨센서스 정상화 과정에서 주가가 올라서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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