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향후 금리 전망, 5대 1로 갈렸다” [일문일답]

이창용 총재 “향후 금리 전망, 5대 1로 갈렸다” [일문일답]

“1%대 금리 기대해선 안 돼…금융비용 떨어지지 않을 것”
“기준금리 동결 가장 큰 원인은 불확실성 커진 것”

기사승인 2023-10-19 14:20:5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해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그간 꾸준히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 지속됐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오랜만에 나온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0% 현행이 유지된다.

이날 이창용 총재는 “전체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현재 경기 불확실성이 크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크고 목표치(2%)에 수렴하는 시기가 길어졌기에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며 “5명은 기준금리를 3.75%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나머지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에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런 데 더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창용 총재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가 코로나19 시기처럼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재차 경고했다.

그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해서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그분들이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경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금융 비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본인 능력 안에 있는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산 뒤 금방 팔아 자본 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음은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이다.

향후 3개월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 수준은.

3.50%로 동결한 가장 큰 원인은 여러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고서 결정하자는 취지에서 결정했다.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앞서 언급한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기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5명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목표 물가 도달까지 시기가 늦춰질 거 같으니 긴축 강도를 올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이 중 한 명은 가계부채가 나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개월 이후 금통위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전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 금리도 상당기간 긴축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견해는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도 금통위원 5명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해 시장이 무시를 하고 있는 것인지.

먼저 5번 정도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서 올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말만 한 게 양치기 소년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추가 인상 결정에 조건이 있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저희 예상경로와 부합해 왔다. 이번에도 5명의 위원은 물가가 목표 수준에 달성하는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전제조건에 관심을 둬야 한다. 또한 하마스 사태로 물가 경로가 올라갈 경우 금통위원들이 (금리를) 바꾸자고 말씀할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지 말씀드렸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신용시장에 부담을 주고, 주택 공급 축소 우려가 주택 가격 상승 기대를 높인다는 지적이 있다.

우선 한국은행 총재로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관해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해서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경고를 드리겠다. 여러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금융 비용이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본인 능력 안에 있는지,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산 뒤 금방 팔아 자본 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자기가 해야 한다.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8월 전망 당시보다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반영된 것인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대해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 앞으로 몇주가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시나리오가 더 적합할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결과 등을 봐야 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일이 벌어져도 저희가 8월에 예측했던 하향 속도보다는 늦어지지 않겠느냐라는 게 금통위원들의 의견이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전에도 유가가 저희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15개월째 역전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끝나간다고 본 구체적인 근거가 있는지.

어느 경제 이론도 금리차 자체가 움직임을 결정한다고 하는 것은 없다. 금리차 때문이라면 이행 과정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고려해야겠지만 2% 벌어진 것을 다시 줄여야만 안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연준이 11월에 금리 결정을 어떻게 할지는 의견이 나뉘었다. 시장 금리가 이미 올라 긴축 영역에 있으니 금리를 별도로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고,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유가가 올라 물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어느 한 쪽이 맞다고 보긴 어렵다. 제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간다고 한 것은 이번에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작년에 비해 지금은 금리인상 기조가 가속화가 아닌, 안정 기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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