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하는 주거 건물 내에서 유사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안이 시급해 보인다.
25일 오후 6시경 수원시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고등학생 A군이 초등학생 1명을 강제로 추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인근에 사는 A군은 피해자를 뒤쫓아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뒤 같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으로 가려던 피해자를 끌어내 범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A군은 112에 전화를 걸어 “청소년 쉼터에 가고 싶다”고 요청해 쉼터로 인계됐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 됐다. 같은 날 오후 5시 40분 성남시 분당구에서도 고등학생 B군이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을 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인근 다른 아파트에 거주하는 B군도 A군과 범행 방식이 비슷했다. 피해자를 따라 공동현관문을 통해 아파트 내로 들어간 뒤 그의 주거지 앞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피해자의 입을 막고 넘어뜨린 뒤 그대로 달아났다가 자신의 집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두 사건은 고교생이 이틀간 3차례에 걸쳐 10대 여성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수원 엘리베이터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20일 만에 일어났다.
수원 사건 피의자인 C(16) 군은 지난 5~6일 수원과 화성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및 상가 화장실 등에서 10대 여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C군은 피해자를 뒤따라 아파트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함께 탄 뒤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고비상계단으로 끌고 나와 범행했다.
이들 세 사건은 고교생인 가해자들이 자신보다 약하고, 어린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가해자들이 모두 자신이 사는 곳이 아닌 피해자가 거주하는 아파트로 따라 들어왔다는 점도 공통적인 범행 방식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밖에서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는 때를 노려 함께 들어선 뒤 좁고 밀폐된 비상계단, 엘리베이터 등에서 갑자기 범행을 저질렀다.
이처럼 일상을 위협하는 끔찍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의 불안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층 아파트가 늘어나는 등 주거 양식이 바뀌었으니 관련 범죄가 잇따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