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안 높아지는 ‘하나로’…“소아암 환자 피해 문제”

주민 불안 높아지는 ‘하나로’…“소아암 환자 피해 문제”

국내 유일 연구용 원자로… 2년동안 6번 멈춰
주민들 “사고 가능성 불안”, 연구원 “환자에 피해”
원자력원 “내년엔 고장 등 문제 개선될 것”

기사승인 2023-11-01 06:00:45
대전시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에 설치된 원자로 ‘하나로’. 한국원자력연구원

국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의 잦은 고장으로 주변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해당 설비를 이용하는 연구원들도 연구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까지 정비를 마쳐 내년부터는 하나로 고장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간 정비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원자로 하나로는 최근 2년간 여섯 차례나 멈추는 등 잦은 고장을 일으켰다. 지난 17일 ‘하나로 운영 신뢰도 향상을 위한 근본 원인 대책’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보고했다. 하지만, 보고 11일 만인 지난 28일 또다시 하나로가 멈췄다.

하나로의 잦은 고장은 이전부터 문제가 됐다. 하나로는 지난 1995년 가동을 시작해 2015년부터 3년간 내진 보강 공사를 거쳤다. 이후 2018년 재가동했으나 가동일은 연간 평균 약 50일에 그친다. 2019년에는 특별점검으로 인해 단 하루도 가동되지 않았다.

고장이 잦아지자 하나로가 위치한 대전 근방 주민들은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한 상태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안위나 연구원 측에서는 정상 작동이 되기 때문에 멈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며 “일부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지만 (불안한 마음을 가진)주민들에게는 그런 말들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이런 잦은 고장이나 멈춤이 있을 때마다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설비를 운영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며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폐쇄 혹은 설계수명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명이 30년이 되어가는 만큼 노후화가 진행되었을 텐데, 평가를 통해 앞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하나로는 국내 유일한 연구용 원자로다.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방사성의약품과 신소재 개발, 핵연료 시험을 비롯한 여러 연구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강건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환자들이 (원자로를 이용해서) 치료를 해야 하는데, 한번 가동이 중지돼서 시간이 지연되면 비용과 인력이 모두 낭비된다”며 “특히 소아암 환자 치료에 (하나로 원자로가) 많이 필요한데, 지난해엔 6개월씩 치료가 미뤄지는 환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어린 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한번 가동이 멈췄을때 재개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나로를 관리하고 있는 원자력연구원은 내년부터는 고장이나 자동정지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로가 여러 차례 고장났던 원인인 냉중성자원에 대한 설비 개선은 아직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하나로는 올해까지 대대적인 정비를 마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는 하나로 설비 자체에 문제가 생겨 가동이 정지되거나 하는 경우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용 원자로는 원자력발전소처럼 계속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설계수명이 정해져있지 않다”며 “주민분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멈췄다고 해서)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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