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되팔이…매크로·암표에 우는 프로야구팬

넘치는 되팔이…매크로·암표에 우는 프로야구팬

기사승인 2023-11-11 15:25:03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한창인 가운데 올해도 암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각에선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2023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리는 11일 중고거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장권을 사고파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비싼 좌석은 잠실야구장의 프리미엄석(14만원)이지만 온라인에선 일반석도 10만∼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가의 2∼3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대다수다.

공식 예매 사이트로는 입장권을 구입하기 쉽지 않아 경기를 보고 싶은 팬들은 웃돈을 얹은 암표 구매를 고민하게 된다.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는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뮤지컬·공연 등에서 암표는 오래전부터 고질병처럼 자리 잡았다.

특히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으로 티켓을 빠르게 사고 이를 되파는 편법이 횡행하면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원하는 좌석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매크로란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를 키 하나에 묶어 자동 반복 작업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PC방 등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예매하는 모습을 봤다는 목겸담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실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성공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이용자는 키보드 입력값과 마우스 클릭 횟수 등을 사전에 입력하고 저장하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편의성 차원에서 개발된 프로그램이지만 전문 암표상들은 이를 악용하는 것이다.

20년간 LG트윈스 팬이라는 남 모씨(여·35)는 “야구 경기는 물론이고 콘서트 티켓의 경우도 예매 경쟁이 치열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이런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해 공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내년 3월부터 시행되면서 공연계에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입장권·관람권을 산 뒤 타인에게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가 금지된다. 위반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하지만 같은 내용으로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라 스포츠 분야에서 아직 현실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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