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됐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은행의 사회적 기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내정된 조 회장은 은행권과 정부의 가교 역할과 함께 은행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제3차 회의 및 이사회를 개최하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조용병 전(前)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사원총회에 단독 추천했다.
앞서 회추위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6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은 고사 의사를 밝혔다.
회추위는 남은 5명의 후보 가운데 조 전 회장을 제15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1957년생인 조 내정자는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인사·기획부장과 뉴욕 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온 정통 금융맨이다. 이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을 역임한 뒤 신한금융 회장에 올랐고 지난해 12월 용퇴했다.
회추위는 조 내정자가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봤다.
오는 27일 사원총회를 거쳐 회장에 선임되는 그의 당면한 과제는 은행산업을 향한 사회의 부정적 평가를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은행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독과점을 지적하고 정치권에서 막대한 이자이익을 두고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이를 가라앉힐 사회공헌 확대 문제가 될 전망이다.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도 이날 “3년간 금융 소비자와의 관계, 금융 부문 규제 등에 많은 신경을 썼고 소비자 보호, 상생 문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상당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큰 짐을 후임자에게 남겨드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새로 오시는 분이 경륜도 많으시고 리더십도 있어서 이 상황을 잘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고민을 하고 다른 시각에서 보면서 좋은 답과 좋은 의견을 내주실 것”이라고 조 내정자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은행권에서는 조 회장이 일반 행원으로 시작해 지주사 회장까지 역임한 인물인 만큼 은행권 입장을 잘 대변해 정부와 성공적인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