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은 방심하지 않는다…“항상 같은 결과 낼 수 없어”

클린스만은 방심하지 않는다…“항상 같은 결과 낼 수 없어”

기사승인 2023-11-16 23:40:55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KFA)

“경기를 다시 치르거나, 상대 원정 경기를 간다면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싱가포르와 1차전을 5대 0으로 승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감독 부임 후 9경기에서 4승 3무 2패로 순항을 이어갔다. 최근 A매치 4연승이기도 하다.

FIFA 랭킹 24위 한국은 중국(79위), 태국(112위), 싱가포르(155위) 등과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경쟁한다. 조별리그 상위 2개 팀이 최종 예선에 진출한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는 2차 예선 첫 경기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싱가포르와 상대 전적에서도 22승 3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경기가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우리 선수들은 프로답게 최선을 다했다. 오늘 경기는 침착성이 필요한 경기였다. 모든 선수들이 내려 앉아서 수비를 하는 전술을 가져왔다”라면서 “이런 팀을 상대로 첫 득점을 할 때까지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첫 득점을 하고 나서는 선수들이 제 기량을 뜻대로 펼쳤다. 또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장에서 경기를 한 것에 기쁜 마음이다”라고 총평했다.

이어 “지난 베트남전도 마찬가지지만 수비적으로 내려오는 팀을 상대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오면 상당히 경기가 어렵다. 0대 0의 균형을 깨기 전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베트남전도 마찬가지였지만 상대도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골이 취소됐지만 득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러한 실수를 줄이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상대도 언제든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첫 득점과 2번째 득점을 만들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날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1골 1어시스트를 올리면서 팀의 승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강인은 대표팀 3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오른쪽 미드필더에서 꾸준히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면서 싱가포르의 골문을 위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오늘처럼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할 때는 창의력이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또 박스에 침투하거나 득점을 올리고, 1대 1 찬스에서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이강인이 그런 역할을 해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는 상대 뒷공간으로 패스도 하고, 스스로 마무리도 한다. 물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도 있다. 이런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또 그는 “이강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국 축구에 행복한 일이다. 대표팀에서 함께 하는 것은 상당히 행복한 일이다. 좀 더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성숙해지고 있다. 본인 것만 하는 게 아니다. 드리블, 패스 슛만 하는 게 아니고 수비적으로 헌신하고, 에너지를 보여준다”라고 이강인의 활약을 계속 칭찬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로서 (이강인과)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그런 얘기와 지도를 할 것이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행복하다”라면서 “오늘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월드컵 예선처럼 마라톤, 긴 여정을 앞두고선 기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한계를 넘으려고 해야 한다. 이강인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베트남전에 이어 동남아시아 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클린스만호다.

‘지난 베트남전과 싱가포르전이 동사이아와 동남아시아의 격차를 드러내는 경기였나’는 싱가포르 현지 기자의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그렇게만 판단하는 건 너무 이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만 오늘 또는 베트남전이나 다시 치르거나 원정을 간다면 과연 같은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선 예측할 수 없다. 어떤 팀을 상대하든 존중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다음에 싱가포르를 만난다고 오늘 같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라며 “오늘 전반전의 싱가포르는 매우 좋았다. 싱가포르 감독에게도 ‘전반에 전술적으로 잘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대일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 매 순간 좀 더 지배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봤다. 다음에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심판에게 항의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이날 후반 35분 경에는 손흥민이 상대의 거친 태클에 한 동안 그라운드에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클린스만 감독은 “4대 0에서 그런 반칙을 가한 것에 대해선 화가 많이 났다. 부적절하고 하지 않아도 될 반칙이었다. 꼭 그런 반칙을 했어야 하는지 순간적으로 화가 났다”라면서도 “이렇기 때문에 우리 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축구는 피지컬한 스포츠다.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100% 컨디션에서 임하는 경기는 거의 없다.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그 통증을 참고, 스스로 관리하면서 뛰는 게 선수의 몫이다. 이강인도 전반에 반칙을 당하면서 절뚝였지만 통증을 참고, 후반에 활약을 보였다.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헌신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앞으로 어려운 경기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한국 대표팀은 잠깐의 휴식 후 중국으로 출국해 오는 21일 오후 9시(한국시간)에는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차전을 갖는다. 중국의 거친 수비, 좋지 않은 환경이 우려된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대표팀에서 감독할 때, 온두라스를 비롯해 중앙 아메리카 국가들에 가면 어려웠던 기억들이 있다. 어떤 상대를 만날지 모르지만 환경적으로 다른 부분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라면서 “그러나 감독은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적응하고 선수들과 준비해야 한다. 그게 감독의 역할이다.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쉬운 상대는 없다는 점이다. 어떤 상대든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상대를 존중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것이다. 오늘 경기가 만약 싱가포르 홈이었다면 결과가 같았을지 생각한다.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면 상대는 더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어떤 상대와 환경을 만나든 존중하면서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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