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새바람”…제약바이오 ‘MZ 상생’ 프로젝트

“젊은 새바람”…제약바이오 ‘MZ 상생’ 프로젝트

기사승인 2023-11-23 06:00:30
게티이미지뱅크

제약·바이오 업계가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MZ세대 직원들과 소통하며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급 호칭을 없애는 한편, 기업문화 개선에 직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는 등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비대면 등 유연한 업무 형태가 정착한 가운데 MZ세대가 제약사들의 조직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근엄한 사내 분위기가 강했던 제약사가 젊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전통 제약사 중 한 곳인 대웅제약은 조직문화 혁신을 꾀하며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대웅제약이 내건 기업문화의 핵심은 ‘자율’이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은 본사를 포함해 공장, 연구소, 해외지사 등 모든 공간에서 업무 목적과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내 IT 인프라를 마련하고 결재 방식도 간소화했다.

대웅제약의 두 번째 핵심 가치는 ‘성장’이다. 나이, 근무연한, 성별, 국적 등에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 역량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직무급 제도’를 정착시켰다. ‘CDP(Career Develop Program)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다양한 부서를 경험하는 경력 개발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5년 근속마다 1개월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최대 100만원의 자기 계발 비용을 지원하는 ‘장기 리프레시 휴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대웅제약은 지난 15일 열린 ‘2024 GPTW 콘퍼런스’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창재 대표는 “대웅제약의 기업문화가 국내외 기업들에게 벤치마킹의 사례로 회자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활성화시켜 ‘일하기 좋은, 일 잘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휴온스그룹도 지난달 ‘일문화혁신단’을 발족하고 조직문화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혁신단은 휴온스와 휴온스글로벌의 영업, 마케팅, 영업기획 직무의 사원·대리급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됐다. 혁신단은 1년 동안 정기 회의와 워크숍 등을 개최하며 경영진과 직원들 간 창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송수영 휴온스글로벌 대표는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활기차고 유연한 직장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청년세대들과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광동제약은 15년째 MZ세대 직원들의 경영 참여를 강조하며 기업문화 혁신을 목표로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이어온 주니어보드는 대리급 이하 직원 10명으로 구성돼 MZ세대 직원과 경영진의 의사 공유를 이끈다. 주니어보드 위원들은 문화 개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것으로 활동을 마무리한다. 광동제약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전문 강사 특강, 워크숍, 토론회 등의 활동을 지원한다. 아울러 지난 2020년부턴 직급체계를 줄이고 직원들의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HK이노엔은 제품 출시·홍보 과정에서 MZ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컨디션 스틱, 티로그 등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제품의 기획과 마케팅 전략 수립 시 MZ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제로 칼로리 아이스티인 티로그 제품을 개발할 땐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일러스트 작가 김잼과 콜라보해 패키지 디자인을 개발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MZ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전 직원들이 서로 협업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직원 중심으로 제약사들의 조직문화가 재편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며 “그들의 신선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제품 개발·홍보에서 빛을 발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ESG 경영이 화두인 것은 기업의 사회·환경적 책임과 공정성에 민감한 MZ세대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제약사들에겐 이로운 방향이다”라고 짚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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