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불안감에…“배터리 소화제 대안 될 수도”

전기차 화재 불안감에…“배터리 소화제 대안 될 수도”

배터리 열폭주 막기 위한 ‘전기차 내장 소화 장치’ 개발해야
열폭주 현상 24시간 지속되기도…침수조 대안 아니란 지적
배터리 제조사 “전기차 공간제약으로 안전성 강화할 수밖에”

기사승인 2023-11-28 06:00:31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전기차 화재 재연 실험 모습. 서울시

전국적으로 전기차 사고로 인한 화재 소식이 잇따르면서 ‘전기차 내장 소화 장치’ 개발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배터리 제조사들은 전기차 내부의 공간이 좁아 개발이 가능하더라도 실제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22일 부산 연제구 연산동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전기차 아이오닉5 택시가 전소했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청주-영덕고속도로 사일산 터널 인근에서도 전기 택시 화재가 발생해 전기차를 모두 태우고 진화됐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공영 지하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 택시에 불이 나 1시간 30분만에 꺼지기도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약 10만 리터의 물을 쏟아부어야 진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 등 외신은 지난 2021년 4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발생한 테슬라S 화재 당시 불을 끄는데 내연기관차 화재에 쓰이는 물의 100배인 10만 리터가 소모됐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보다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한 이유는 화재 발생 시 배터리 온도가 1000도까지 급격히 오르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작은 배터리 셀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만들기 때문에 셀 하나에 스파크가 발생하면 수초 내에 또 다른 셀들로 번진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시 이동식 침수조를 이용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라면서도 “열폭주 현상으로 인해 24시간 이상 물속에 있던 차가 꺼내놓은 지  수십분 만에 발화된 사례가 있어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친환경자동차 부품인증센터 화재시험 모습. 자동차기자협회 

만약 배터리 셀 내부에 소화제 기능이 설치된다면 어떨까.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열폭주를 막을 방안에 대해 “배터리 셀 내부에 특수 소화제를 설치해 화재 요인이 발생하면 화재가 커지기 전에 자체적으로 진화하는 기술이 있다”며 “현재 시험 단계에 있는데,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오면 내년부터 생산되는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배터리 3사 관계자는 이러한 기술 개발에 대해 “현재 출시된 전기차의 경우 내부에 공간이 부족해 배터리 셀 내부에 특수 소화제 설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간제약이라는 한계 때문에 배터리 기술이 있음에도 안전성 강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안전성강화 방안에 대해 “배터리 셀 자체 안전성 강화, BMS(배터리관리시스템) 통한 사전 안전 진단 등 사전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화재 발생 시 소화 방법이 제한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배터리 화재로 국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과 급증하는 제작사 및 사후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부품 인증 센터 구축을 완료했다”며 “진동시험기, 열충격 시험기 등 자동차 안전성 평가장비 6종 구축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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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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