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중국 최강자 커제 9단이 LG배 준결승 무대에서 마주앉는다. 오랜 기간 중국 일인자 자리를 지켰던 커제는 최근 구쯔하오 9단에게 랭킹 1위를 넘겼지만,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 횟수 등 모든 면에서 여전히 중국 최강의 기사로 손꼽힌다.
11일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신안갯벌박물관에서 펼쳐진 제28회 LG배 8강에서 신진서 9단이 중국 구쯔하오 9단에게 154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한국 랭킹 3위 변상일 9단도 중국 왕싱하오 9단을 제압하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과 중국 랭킹 1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신진서-구쯔하오 전은 신 9단의 완승으로 끝났다. 초반 구쯔하오 9단의 착각이 나왔고, 신진서 9단이 이를 정확하게 응징하면서 승부의 저울 추가 기울었다. 크게 앞서가기 시작한 신진서 9단은 제한시간 1시간 16분을 남기고 대국 개시 3시간 20분 만에 가장 먼저 승전보를 전했다.
국후 신진서 9단은 “오늘 바둑은 구쯔하오 9단이 초반에 실수하면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보면서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을 이겼지만 남은 중국 선수들도 모두 강하다. 내일 하루 푹 쉬고 4강전에서 나의 바둑을 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국 신성 왕싱하오 9단을 171수 만에 흑 불계로 꺾은 변상일 9단은 “대체로 잘 풀려서 비교적 쉽게 이길 수 있었다”면서 3년 전 4강에서 아쉽게 진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함께 출전했던 안성준 9단은 미위팅 9단에게, 한승주 9단은 커제 9단에게 패하며 8강을 끝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과 중국 4대 4 맞대결로 펼친 8강전 결과는 2승 2패로, 4강에 한⋅중 대표 각각 2명씩 이름을 올렸다.
8강 경기 직후 열린 대진 추첨 결과 신진서 9단이 커제 9단을, 변상일 9단이 미위팅 9단을 만나게 됐다. 상대전적은 신 9단이 10승 11패, 변 9단이 2승 4패로 두 선수 모두 열세다.
4강전은 하루 휴식을 가진 뒤 13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다.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40초 초읽기 5회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