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유력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당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대야 전투력이 입증된 한 장관이 총선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견해와, 선거 경험이 없고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야당에 공격 빌미만 제공할 것이란 우려가 교차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설에 대해 “본인 선거 한 번 치러보지 않은 분이 선거를 지휘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사실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본인이 검찰에 계셨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을 전체적으로 지휘한 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본인 스스로가 넘어갈 수 있을까”라며 “또 그것이 대통령께 어떤 부담으로 다가갈 수가 있을까 이런 것들 때문에 사실 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야당의 ‘검찰 공화국’ 프레임 공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그런 리스크(야당의 검찰공화국 비판)는 안고 들어가야 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내년 총선까지 단기간에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성일종 여당 의원 역시 한 장관 비대위원장 선임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은 우리당에 굉장히 좋은 자원”이라면서도 “너무 일찍 등판하면 야당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상처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랜 신뢰관계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당 입장에서 민심을 받아들여서 본인이 해야 될 말, 쓴소리 등을 가감없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정치인들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 아무런 감동도 임팩트도 없기 때문에 너무 저도 마음이 아프고 죄송스럽지만 구원 투수로서 가장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클로저가 필요하다. 한 장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달리 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한 장관은 외부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이날 오후 열리는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법무부는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 장관의 이날 다른 일정에 대해서도 “확인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비공개 외부 일정만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 차출론이 이어지면서 한 장관이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 장관은 19일 오전 국무회의,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각각 참석할 예정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