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칼 뽑은 與 “막말·갈등 조장·당내 분란 금지”

공천 칼 뽑은 與 “막말·갈등 조장·당내 분란 금지”

與 공관위원장, 수도권 경선 시 여론조사 비율 상향 시사
“지지율 10%인 곳에선 90%의 뜻 몰라…그런 분들도 참여해야”
“도덕적 기준·민생·지역민 원하는 후보 공천”

기사승인 2024-01-16 18:18:25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1차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공천 레이스에 돌입했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첫 공식 회의를 열고 공천 3대 기본 원칙으로 당헌·당규에 있는 부적격 기준 강화 적용, 민생 공천, 지역 일꾼 존중 등을 제시했다. 당원 분포가 낮은 수도권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이겠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국민 여러분이 납득할 수 있는 후보를 잘 공천하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헌·당규에 있는 부적격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그걸 엄격하게 적용해 국민 여러분이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도덕적 기준을 갖춘 분들을 공천하겠다”며 “선거 때마다 민생을 외치다가 선거 이후 민생을 돌아보지 않는 후보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1차적으로 후보들이 제출한 서류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면접·여론조사 등을 통해서 정치적 역량을 검증해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관위는 3대 불가원칙도 제시했다. 3대 불가원칙은 △갈등 조장 선거운동 △막말·음해를 통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선거운동 △당내 분란을 야기하는 선거운동 등이다. 정 위원장은 “3대 불가원칙에 반하는 불미스러운 선거운동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공천 심사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를 이끌어내기 위해 공관위는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1차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천의 역점으로는 수도권 지역을 꼽았다. 정 위원장은 “이번 공천의 가장 경합지는 서울과 경기, 인천”이라며 “지난 총선의 패배 원인 중 가장 큰 건 수도권에서의 패배로, 이 지역에 진짜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 선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총선 승부처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경선 룰을 손 보겠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 지지세가 높은 곳이) 아닌 데는, 국민의힘을 지원하는 (비율이) 10%밖에 없다면 90%의 뜻을 모른다”며 “그런 분들도 참여해야 한다. 우리를 반대하더라도 국민 뜻이 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통상 당원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경선 결과에 반영되는데, 유권자 전체의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는 당원의 입김을 방지겠다는 취지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안팎에서는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는 현역 의원 중 평가 결과 하위 20%에 대해 컷오프(공천 배제)를 제안했다. 총선기획단에서는 혁신위가 제안한 현역 20%를 넘어서는 컷오프 비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관위에서도 혁신위가 제안한 수준에서 물갈이 비율을 결정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1월 당무감사위원회가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을 상대로 1차 평가한 경쟁력 자료를 참고해 현역 의원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무감사위원회는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합쳐 총 204개 당협 중 22.5%에 해당하는 46명에 대해 컷오프를 권고했다. 당무감사위의 컷오프 권고 대상에는 현역 의원이 13명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첫 회의에 앞서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정 위원장은 방명록에 ‘천하가 한 집의 사사로운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뜻의 사자성어 ‘천하위공’(天下爲公)을 적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도 “천하위공의 자세로, 공심으로 공정한 공천을 통해 국민 모두가 승리하는 선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