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앞으로 남은 80일 동안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의힘은 바뀌겠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서울을 찾아 수도권 지역구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김경률 비상대책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투입하는 ‘자객 공천’ 방침을 밝히며, 민주당 빅스피커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을 정조준했다.
한 위원장은 17일 오전 전국 순회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시당 신년인사회를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서울 49석 중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날 신년회를 관통하는 주요 메시지는 ‘민주당 심판’이었다. 한 위원장은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정치’, ‘이재명의 사당화’ 등의 키워드를 내걸고 현 민주당을 작심 비판했다. 서울이 총선 향배를 가를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만큼, 수도권 위기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대부분의 지역구를 가져갔다”며 “그러다보니 상식적인 시민들 입장에선 국회의원 자질과 주권자 국민에 대한 태도가 심각하고 나쁘며 개딸 전체주의와 야합하고 운동권 인맥 하나 뿐인 사람들이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을 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조국 흑서’ 김경률 자객 공천…‘마포을’ 정청래 맞수
특히 ‘개딸 전체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로 정청래 의원을 거론했다. 한 위원장은 “개딸 민주주의,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정치, 이재명 대표 개인 사당화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수많은 부적절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마포을은 민주당이 유리한 곳이다. 이번에도 어차피 정청래’라고 자조섞인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쩔 수 없지 않다”라며 “이번 4월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김경률 비대위원이 나서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계사 출신인 김경률 위원은 과거 참여연대에서 활동한 진보 진영 인사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사태를 계기로 등을 돌린 인물이다. ‘조국흑서’를 집필하는 등 운동권 세력을 비판해왔다.
김경률 위원은 “저와 우리가 도전하는 곳은 격전지”라며 낡은 시대와 이념을 청산하라는 과제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삼국지’의 주인공 관우가 적 동탁군의 장수를 베고 돌아오겠다면서 남긴 말을 인용하며 “약속한다. 술잔이 식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화답했다.
한 위원장은 “김 위원은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며 “김 비대위원이 마포에서 정청래와 붙겠다고 나섰다. 김경률과 정청래, 누가 진짜냐”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또 다시 승리한다면) 서울시민들을 부끄럽게 하고 정치에 대해 더욱 냉소적이게 되게 할 것”이라며 “서울시민들께서 통쾌하게 민주당 대신 우리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약속…“민주당, 하던대로 훼방 놔라”
서울 시민을 위한 공약도 제시됐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흔들리는 수도권 민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특히 서울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당의 정책 공약은 수월한 정부부처와의 협업·예산·행정 등을 토대로 현실화가 가능하지만, 야당의 정책 공약은 공약에 그칠 뿐이라며 차별화를 부각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얼마 전 대통령께서 노후 아파트 안전진단을 면제해주고 재건축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우리 당의 약속은 실천이지만, 민주당의 약속은 약속일 뿐이다. 우리는 앞으로 80여일 동안 서울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정책을 제시하고, 바로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소수당이지만 서울시장과 대통령을 보유한 당”이라며 “우리의 약속은 곧 실천이지만 민주당의 약속은 약속일 뿐이다. 우리는 실천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준공 30년 된 노후 아파트 안전진단 면제를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것, 서울시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포퓰리즘인가”라며 “민주당은 하던대로 계속 그렇게 훼방 놓고 발목 잡으라는 말 전한다”고 비꼬았다.
서울시당을 향해 헌신도 당부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각각의 지역구마다 생각과 원하는 것이 다를 것이다. 그거 다 맞춰드리자”며 “그것을 위해 집중할 자세와 자산이 있다. 서울의 동료 시민들을 위한 공약을 더 꼼꼼히 발굴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서울에도 꽃이 피게 될 것이다. 꽃 피는 봄이 오면 우리 모두 반드시 승리하자”며 “바로 이 자리에 4월10일 이후에 모이자”고 목소리 높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